이 잔인한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천국을 엿볼 수 잇는 유년 시절을 축복할지어다! 통계가 보여주고 있는 하루 8만 명의 출생은 단순히 종의 전멸을 막아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타락과 모든 죄악의 오명과 싸우는 신선하고 맑은 물줄기라고 할 수 있다. 요람과 유년 시절의 주변에서 피어나는 선한 감정은 위대한 신의 섭리의 비밀 가운데 하나이다. 만약 이 청정한 이슬이 지상에서 사라진다면, 이기주의의 회오리바람이 당장 요원의 불길처럼 인류 사회를 까맣게 태워버리고 말 것이다.

인간이 죽지 않아 증감하지 않는 10억의 인구로 이루어져 있다고 가정한다면, 오오, 위대산 신이시여!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우리는 두말할 것도 없이 천 갑절이나 현명해졌겠지만, 수난과 헌신에서 태어나는 모든 선, 즉 가족과 사회는 사멸할 것이다. 득될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얘기다.

유년 시절은 그것이 스스로 주는 선으로 인해, 그리고 스스로 그것을 알지 못하고 그것을 바라지도 않은 채, 사람들에게 자신을 사랑하게 하는, 아니 사랑하는 것을 허락함으로써, 우리는 지상에서 천국의 일부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죽음 또한 축복할지어다. 천사는 본디 태어남도, 죽음도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양쪽 다 없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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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엘(Henri-Frederic Amiel 1821-1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