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무도 발 들여놓지 않은 땅

 

슈패만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기쁨에 찬 어린이는 삶의 리듬 속에서 같은 일이 거듭 일어남을 알아차리며 소중히 여긴다. 세상이 거듭되는 습관을 통해 편한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린이는 이와 동시에 삶을 시원한 새 물이 끊임없이, 그때그때 독특한 모습을 띠고 솟아오르는 샘으로 이해한다. 어린이는 아침이 밝아올 때마다 그날이 마치 아직 아무도 발 들여놓지 않은 땅인 양 새로운 기대를 가진다. 어린이는 사물의 질서나 형태가 이러저러해야 한다고 못박는 자기 나름의 마무리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보다도 그때그때 일어나는 일, 뜻밖의 발견과 뜻밖의 선물에 늘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일이 일어날 때마다 거기에 맞추어 역시 그때그때 새로운 착상을 가지고 행동하며 말한다.

예수의 삶의 하루는 활짝 열려 있다. 그분은 그 하루가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할지를 미리 정하시지 않는다. 그분은 목표가 무엇인지를 알고 계시고 당신 스스로가 길이시다. 그러나 그 길을 가시는 가운데 그분은 바로 다음에 내디딜 발걸음, 즉 현재만을 알고 계신 듯하다. 아버지께서 그분을 인도하시기 때문이다. 그분에게는 늘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지며,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새로운 인간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분은 그때그때 전혀 다른 행동과 말씀으로 그들의 삶 한가운데 구원과 해방을 가져오신다. 그분은 어떤 계획이나 강령은 세우시지 않는다. 전략가도 아니며 꼭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시지도 않는다.

어린이다움을 잃어버린 사람은 삶을 더 완벽하게 자기 손에 쥐려고 애쓴다. 그리하여 그는 삶은 빈틈없이 계획하고 조종한다. 하나님께 의존하지 않는 세계는 시간이 갈수록 기계의 톱니바퀴 장치와 같은 성격을 더해간다. 복음의 본질이 되는 범주인 기대하지 못한 일, 미리 예상하지 못한 일, 모험 등의 범주는 하나님과 상관없는 이러한 세계 내에서 설 자리를 점점 더 잃어가고 있다.

하나님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계신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날에도 우리의 삶이 하나의 노래가 되기를 원하신다. 이는 우리가 일상의 사소한 만남 속에서도 그분의 계시와 그분의 오심에 대해 믿음의 문을 닫지 않을 때 가능해진다. 우리는 이 사실을 향해 마음을 열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날마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생수가 솟아오름을 볼 것이며, 전혀 기대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이 세상의 그 어떤 빛보다 더 밝은 빛이 우리 일상 가운데 비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