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하면서 이해함


 

어린이는 부모의 말을 이해한 다음에야 순종하겠다고 우기지 않는다. 그보다는 부 모의 지시를 행동으로 옮기는 가운데 그 지시를 제대로 이해하며, 부모가 하는 말 을 더 섬세하게 들을 수 있는 귀를 얻게 된다. 어린이는 생동하면서 지혜를 배운 다. 그러면 그것은 어린이도 모르는 사이에 전적으로 신뢰에 바탕한, 앞뒤를 따지 지 않는 순종으로부터 스스로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는 과 정이 된다.

사람이 어린이다운 마음을 버릴 때, 그는 그의 행위의 근거를 전적으로 자기 자신 안에 두려 한다.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명령이나 지시는 그 어떤 것이든 일단 그 자 신의 이성이라는 심판관 앞에서 그 정당함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는 신뢰할 필요가 없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지혜에 다다를 수도 없고, 지혜에 상응하는 하나의 행동에 이를 수도 없다. 인간은 명령 없는 삶을 살게 된다. 이는 곧 무책임 하게 산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마음을 돌이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1) 삶의 길을 가면서 눈앞에 바로 다음 번에 내디딜 걸음만이 보인다 해도, 하나님 과 하나님의 명령을 신뢰하는 가운데 이를 끝가지 긍정하는 일, 모든 것 내맡기고 나아가는 일이다.

2) 사람이 처해 있는 그때그때의 상황과 시간이 무조건 그에게 요구하는 것을 행 하는 일이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주저함이 없이, 그러나 주의 깊게, 강한 실천 력으로, 그리고 자기의 행동이 가져올 열매를 스스로 거두겠다는 욕심을 원칙적으 로 포기하고 행하는 일이다.

3) 전체를 위한 우리의 공동의 책임은 점점 더 커져간다. 이 책임을 짊어지는 가운 데 우리는 우리에게 점점 더 강하게 요구되고 있는 믿음의 모험을 거절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합리적인 논거들에 맞서 믿음의 모험을 감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