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읽기를 위한 준비 



 

모든 주석서에는 특별한 시각이 있으므로 주석에 전제된 시각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그래서 이 단락을 쓴다.

이 책은 지난 15년 동안 주장된 두 자료 가설(Two-Source theoly)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줄 것 이다. 익명의 기독교인으로 2세대에 속한 누가복음 저자는 1세대가 전해준 것을 근거로 해서 쓰고 있다 (참고. 히2:3-4절). 누가는 복음서 앞서 쓰여진 "우리 중에 이루어진" 일에 대해 지금까지 있었던 보도 와는 다른 보도를 말한다. 과거 어떤 학자는 누가복음에는 누가가 주요 자료로 사용한 "마가"와 "Q"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963년 이래로 이 두 자료 가설에 대한 지속적인 반박이 있었다. 비록 그 반 박들이 설득력을 얻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마가 우선설과 Q의 존재를 입증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어 려움이 있다. 그래서 비평학에서 확실하다 생각하는 두 자료 가설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바로 이 점이 편집 비평 작업이 지닌 한계이다.

오늘날 마가복음을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울의 신학을 설며아기 위해, 골로새서와 데살로 니가 후서를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독선적이다. 이것이 마땅하다 할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 이 이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대화할 수 있는 독자들을 많이 제한한다(C.H. Talbert, "Shifting Sands: The Recent Sturdy of the Gospel of Luke," Interpretation 30 (1976): 393-94).

이 주석은 두 자료 가설을 전제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위하여 다른 가설을 주장하지도 않을 것이다. 비록 마가복음에 대한 누가의 수정들에 관한 그 이상의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 도, 다른 복음서에도 같은 내용이 나올 때에는 누가의 이야기 전개를 마가복음뿐만 아니라 다른 복 음서의 이야기들과도 비교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마가가 요한복음을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누가도 다 른 어떤 복음서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지도 않는다. 이 책은 누가와 다른 복음서와의 비교를 할 것이지만, 어떤 자료설을 전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주석은 비성서 분야인 문학비평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은 편집 비평의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방법 으로 누가복음을 연구할 것이다.

현대 미국 편집 비평의 관점으로 보면, 각 복음서에는 잘 짜여진 종교적인 세계가 나타난다. 이 안에는 구성과 인물의 전개, 회고와 전망을 하게 하는 장치, 윤곽과 중심 문형들 그리고 주 제의 반복과 이야기의 연결 고리가 있다. 복음서를 잘 해석하려면, 이야기의 복잡한 구조를 분 석하고 전체적인 구조와 관련하여 각 부분들을 이해해야 한다(Werner Kelber, "Redaction Criticism: On the Nature and Exposition of the Gospels," Perspectives in Religious Studies 6 [1979]: 14).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각 이야기의 부분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큰 사고 단위(unit)와 누가의 사상 과 관련된 전체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접근으로 누가복음을 보려하기 때문에 이 책은 전통적인 주석처럼 단어, 구, 절을 설명하지는 않 는다. 이런 접근의 목적은 각 이야기의 부분들보다는 큰 사고 단위들과 또 누가의 사상과의 그 관련성 을 통괄적으로 이해하는데 있다. 따라서 저자는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이 연구한 내용에 비추어서 누가 복음을 해석하지만, 성서 외의 다른 글은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학문 의 미로를 지나가게 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성서 본문 자체에 심취하게 하려 하는 데 목적 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서 말하는 누가복음 해석을 위하여 시도하고 있는 연구방법과 가장 유사한 방법은 다드(C. H. Dodd)의 요한복음 해석, 3장 "논지와 구조"에 나온다(C. H. Dodd, The Interpre tation of the Fourth Gospel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1958]).

이 책은 장르 비평 방법을 사용한다. 누가-행전(Luke-Acts)은 고대 전기 전승에 속한다. 고대 전기는 두 가지 범주 - 문학(예, 프루타크의 삶) 그리고 제의 - 로 분류될 수 있다. 제의 전기는 종교 내지는 철학 학파와 같은 유사 종교 공동체에 의해서 사용되었고, 이들에 의해 생겨난 산물이다. 그리고 일반 적으로는 후계자들의 가치 규범으로, 그리고 그들의 존경과 예배의 대상으로, 공동체 설립자의 생애를 다룬다. 이러한 전기에는 두 가지 내용 - a) 신적 영웅의 삶과 b) 추종자와 선택된 다른 제자들의 이야 기 - 이 나온다. 작품에는 위의 두 가지 내용(a+b)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전기들은 개개의 제의 전 승들을 수집한 후기 문학(예, Diogenes Laertius, Lives of Eminent Philosophers)과 처음 본래의 문서 단편들(참고, Ingemar Duering, Aristotle in the Ancient Biogra phical Trandition [Goeteborg: Goeteborg Universitets Aersskrift, 1957])로부터 알려진 것이다. 철학 학파에서는 a+b 형태의 전기를 쓰는데, 그 목적은 문서를 작성하던 당시 설립자를 따르는 후계자들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다. 즉 설 립자와 같은 전승 위에 그리고 설립자의 언행과 같은 연속선 위에 자신이 있음을 보임으로써 자기들을 정당화한다. 또한 이런 유형의 전기는 설립자의 입장도 정당화한다: 전승이 이것을 보증하고 있기 때문 에 설립자가 이런 것을 실제로 말했고 행동했다는 것이 알려질 수 있었던 것이다.

고대 문학 유형들 중에서 누가-행전과 가장 유사한 문학 형태는 전기 문학이다. 즉 신앙 공동체를 형 성한 설립자의 삶, 그리고 그를 계승한 자와 그가 선택한 제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한 작품 안에 함께 나온다. 또한 이러한 장르의 기능도 누가-행전(Luke-Acts)의 기능과 비슷하다. 적어도 누가-행전의 한 가지 목적은 예수로부터 열 두 제자를 통해 바울에게까지 전해진 전승이 에베소 장로들에게까지 전해 졌으며, 이것은 참된 전승이라는 것을 가리킨다(행20장). 이러한 누가의 의도는 철학적인 전기들이 의도 하는 것과 같이 설립자와 후계자 모두를 정당화할 것이다.

누가-행전(Luke-Acts)의 문학 장르에 나타나는 정당화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복음서가 시작하는 서문 에서도 발견된다: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 처음부터 말씀의 목격자 되고 일군 된 자들의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이 많은지라.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나도 데오빌로 각하에게 차례대로 써 보내는 것이 좋은 줄 알았노니, 이는 각하로 그 배 운 바의 확실함을 알게 하려 함이로다(눅 1:1-4)

저자는 자기 말로, 데오빌로에게 "확실함"(avsfa,leian)을 주기 위해서 기록한다고 했다.

누가-행전(Luke-Acts)에는 이러한 정당성을 주기 위해 적어도 세 가지 주요한 주제 - 예언의 성취, 기 적의 발생, 영웅의 순교 - 가 나온다. 부록 A에서는 첫번째 주제인 예언의 성취를 다루며, 성취된 예언 이 고대에서 정당화를 부여하는 데 어떤 작용을 하는가를 보여준다. 부록 B에서는 두번째 주제인 기적 을 다루며, 고대에서 기적이 확실성을 부여하는 데 어떤 작용을 하는지 보여준다. 이 세 번째 주제는 이 책 누가복음 23:26-56절에 대한 주석에서 다루며, 지중해 연안에서 순교를 정당화시킨다는 점에 주 목한다.

순교자 저스틴(Justin)의 경우를 보면, 우리는 예언의 성취와 기적 그리고 순교가 기독교의 가르침이 옳 다는 것을 설득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스틴은 아래의 두 경우에서 자신이 기독교인 으로 개종한 것에 대하여 말한다.

(1) [유대인 트리포와의 대화](Dialogue with Trypho the Jew, 7)에서 저스틴은 기독교인이 되기 이전 에 한 기독교 노인을 만나, 그가 해변가를 걸으면서 그 노인이 자기에게 했던 말을 소개했다.

철학자들이라고 존경받는 사람들보다 더 오래 전에 살았던 이 사람들은 의롭고 하나님의 사랑 을 받는 사람들이었다. 이 사람들은 하나님의 영으로 말하고, 과거의 일과 앞으로 일어날 사건 들을 예언하였는데, 이들이 바로 예언자이다...그들의 기록들은 아직도 남아있다...예언자들은 그들이 행한 기적으로 신임을 받았지만, 과거에 일어난 사건, 그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사 건들을 보면, 그들이 했던 말을 당신도 믿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저스틴(Justin)은 여기에서 성취된 예언과 기적을 보고서, 자신은 기독교인이 되었다고 말한다. (2)[변증 2](Ⅱ Apology, 12)에서 그는 자기 개종에 대해 말한다.

나는 플라톤(Plato) 교리에 심취되어 있었고, 나 역시 기독교인들이 비방받는 것을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보았다. 마땅히 두려워해야 하는 것을 두 려워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절대로 악과 쾌락 속에서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저스틴은 13장에서 그리스도인이 고난과 순교를 당하는 것을 보고서, 그도 "온 힘을 다하여 기독교인이 되고자 했다"고 적고 있다.

종합해 보면, 순교, 기적, 그리고 성취된 예언들이 저스틴을 설득한 것이다. 저스틴도 그 당시 그곳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었다. 두권의 성경에 나온, 예수와 스데반의 순교와 예수와 사도들의 기적들, 그 리고 모든 부분에서 성취된 수많은 예언들을 강조하고 있는, 예수와 초대교회에 대해서 복음 전도자가 열심히 이야기하는 것을 저스틴과 동시대 사람들은 들었을 것이다. 누가의 이야기는 기독교인과 비기 독교인들 모두에게 "확실함"을 주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누가의 이야기는 헌신적인 사명(순교), 능력 (기적), 그리고 근거가 있고 올바른 것(성취된 예언)이라는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와 초대교회 의 이러한 이야기는 정당성을 주기 위한 문서이다; 이 이야기는 확실성을 주기 위한 것이며, 설득력이 있다.

만일 예수에 대한 누가의 전기가 실질적인 목적을 이루려고 했다면, 이 전기의 내용은 확실성이 있어야 했다. 고대 전기는 하나의 문학유형이지만, 종종 가치관을 가르치려는 목적이 있었다(참고. Plutarch, "Cleomenes", 13). 이것이 살아있는 사람의 삶을 통해서 나타난다면, 가장 생생하게 전달될 수 있다고 믿어졌다. 그러므로 전기들은 흔히 주인공을 이상화하는 성인 언행록 형태를 띤다. 스투아트(D. R. Stuart)가 이것에 대해 보여준다.

아리스토케노스(Aristoxenus)가 피타고라스와 그의 제자들의 삶에 대해 기록한 내용에는 다음 과 같은 교훈들이 나온다. 피타고라스와 그의 이상을 미화하고, 그의 삶의 방식을 추하게 변형 한 세속적인 오류를 고치기 위해 기록한다. 이렇게 그의 글은...성자의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다 룬다. (Epochs of Greek and Roman Biography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1928], pp. 158-59.)

이런 전기를 기록한 목적은 영웅의 삶을 모방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위대한 사람들이 했 던 행동을 아무런 생각없이 맹목적으로 반복하는 것으로 이해되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영웅으로부터 자 신의 삶을 규제하는 방법을 배우고자 한다. 전기의 독자들이 영웅처럼 행동을 못 하지만, 영웅의 가치 관을 자기 상황 속에서 본받을 것이 요구되었다(A. J. Gossage in Latin Biography, ed. T. A. Dorey [London: Routledge & Kegan Paul, 1967], p. 49.). 만약 누가복음이 전기라면, 이것을 기록한 목적은 독자들이 예수의 행위와 말씀을 본받도록 하기 위함에 있었을 것이다. 그것도 기계적인 방법이 아니라 상상력과 확신을 가지고, 그리고 자신의 힘을 통해서가 아니라 성령의 능력을 통해서 본받도록 하였다. 복음서 저자가 예수를 제자들을 위한 모델로 반복해서 묘사하는 것은 복음서를 고대 전기의 형태로 평 가했던 것과 잘 들어맞는다. 바로 이런 시각으로부터 이 책은 전개될 것이다.

이러한 시각으로 기록한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중에 전통적인 주석으로 균형을 이루고자 하는 자들을 위해 몇 권의 주석을 아래에 추천한다.

Joseph A. Fitzmy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Ⅰ-Ⅸ (Anchor 29; Garden City, N.Y.: Doubleday, 1981)

I. H. Marshall, The Gospel of Luke (New Inter Gk NT Comm; Exeter: Paternoster Press, 1978.). (이 책은 국제 성서 주석시리즈 [루가복음1,2권]으로 한국신학연구소에서 발간되었다.)

Frederick W. Danker, Jesus and the New Age according to st. Luke (St. Louis: Clayton Publising House, 1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