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1:1-4)




장르(Genre) 연구는 첫째, 본문이 장르로서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 살펴보는 것이다. 두번째는 본 문이 해당 장르와 무엇이 다른가에 주목한다. 이런 장르 연구는 본문에 관한 많은 것들을 알게 한다. 우리는 누가복음 서문(눅1:1-4)에서도 이렇게 연구해야 한다.

먼저 고대 서문의 구성들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시작해 보자. 비록 모든 요소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몇 가지 중요한 요소들이 놀라울 정도로 서로 상응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역사 와 전기의 서문에는 7가지 요소가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전부, 또는 거의 대부분 규칙적으로 나온다.

(1) 대개 앞선 저자들의 부적절함에 대해 말한다. 시쿠루스(Dio dorus Siculus)는 다음과 같이 기록했 다. "이 분야에서 나보다 앞선 자들이 했던 연구를 보면서, 그들의 연구 목적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그 러나 이러한 연구들이 본래 작품에 담긴 교훈이 충분하게 전달되었다고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 필로 (Philo)는 모세의 생애(Life of Moses)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교육을 받은 그리스 사람들은 모세 를 기억할 만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 어쩌면 시기심, 혹은 다른 국가의 입법자들이 만든 법령과 모 세의 법이 서로 대치되는 점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누가복음의 서문에도 역시 이러한 요소가 있다: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내력을 저술하려 고 붓을 든 사람이 많은지라"(눅 1:1-2). 그러나 앞선 자들에 대해 비평할 것이 있어도, 그 부분에 대해 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앞선 자의 글을 보고서 자신도 글을 쓰게 되었다는 것을 말했다. 만일 "....은지 라" (VEpeidh,per) (1:2)라는 단어를 원인을 가리키는 의미로 이해하면, 이것은 "이유(because)"를 나타 내는 것이 된다. 누가는 자기의 시도를 정당화 시키기 위해서 앞선 저자들의 작품을 긍정적으로 사용하 였을 것이다. 앞선 자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없다는 점은 누가 서문이 일반적인 헬라-로마의 서문과 다른 점이다.

(2) 서문은 대부분 작품의 주제를 말한다. 폴리비우스(Polybius)는 다음과 같이 적는다,

그가 주제로 선택한 사건들은 젊은 사람이든 나이든 사람이든 모든 독자의 흥미를 자극할 정 도로 특별했다. 그래서 53년도 되지 않는 뱫은 시간에 어떻게 모든 세상이 초강대국이 된 로 마의 지배아래 놓이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 호기심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필로(Philo)는 모세의 생애(Life of Moses)에서 이렇게 기록했다. "나는 모세의 삶에 대해 쓰려고 한 다" 누가는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라고 했는데, 이것은 그가 쓰려고 하는 작품의 주제를 가리키는 것이다. 누가-행전(Luke-Acts)에서 예언의 성취(부록 A 참조)가 강력하게 강조되었다는 것에 비추어 볼 때, 'peplhroforhme,nwn'는 "이루어진"(accomplished)이라고 번역하는 것보다는 "성취 된"(fulfilled)이라고 번역해야 할 것이다(참고. 골4:17, 딤후4:5). 그의 앞선 자들이 썼던 것들, 그리고 지 금 누가가 쓰고 있는 것(1:3)은 바로 예언의 성취에 대한 것들이다.

(3) 글쓰는 저자의 자격에 대한 표현들이 여러 가지 언급된다. 저자는 증인이 되었기 때문에, 좋은 자료 를 가졌기 때문에, 혹은 주요한 자료들을 다룰 수 있는 언어적인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그 주제에 대한 인식을 갖는다는 것이다. 시쿠루스(Diodorus Siculus)는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나의 집은 시실리의 아기리움에 있다. 그 섬에서 라틴어로 말하며 살고 있는 정착민들과 사귀 면서 나는 라틴어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잘 보존되어 온 국가적인 기록 들로부터 로마 지배국에 대한 모든 계약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끄집어낼 수 있었다.

모세의 생애에서 필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성경으로부터, 그리고 민족의 어른들로부터 배워 알고 있는 대로 모세의 이야기를 말할 것이다. 내가 들었던 것과 독서를 통한 것들을 종합해 왔기 때문 에, 모세의 생애에 관한 한,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면밀한 지식을 갖고 있다고 스스로 확신하기 때문이 다." 누가복음 1:1-4절은 저자가 사용한 자료의 근원과 출처에 대해, 그리고 글쓰는 자가 얼마나 조심 스럽게 썼는지에 대해서 말한다. 첫 세대(히 2:3, 유세비우스, H.E. 3:39.) 이후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전 해진 자료의 출처(전승과 같은 것. 참조. 고전 15:3; 11:23)는 "처음부터 목격자"(행 1:21-22; 10:37; 11:15; 13:31; 예. 사도들)이고 "말씀의 일꾼된 사람들"(행 6:4; 26:16; 예. 일곱 집사들과 바울)이다. 누가 복음 서문에 나오는 4가지 용어--"살핀", "모든 일", "처음부터", "자세히"--가 저자가 얼마나 조심스럽 게 글을 썼는지 그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parhkolouqhko,ti'는 RSV에서 "따르다(followed)"라고 번역했는데, 이것보다는 "살펴본(investigated)"으로 번역되어야 한다(Demosthenes, De Cor. 53.). 누가 는 기독교의 근원에 대한 "모든 일"을 "처음부터", "자세히" 살폈다. 누가는 지중해 연안 세계의 풍습에 서처럼 자신이 이런 일을 할 자격이 있다는 자격증을 내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지중해 연안 세계의 문 학을 폭넓게 읽은 독자라면, 저자가 이렇게 자신의 작품은 믿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루시안(Lucian)은 [역사를 기록하는 방법](How To Write History. 29)에서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 밖을 나가 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보는 것이 듣는 것보다는 더 믿을 수 있다. 나는 들었던 것이 아니라 보았던 것을 쓴다"라는 말로 시작하여 글을 쓴다고 비난했다. 아 리티아스(Aristeas)의 편지 서문에서도 보면, 편지 내용이 역사적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연이어 나오는 것들은 대개가 허구이다. 즉 독자는 이러한 주장을 들었어도, 이어서 나오는 이야기의 정확성에 비추어서 그 주장의 진위를 결정해야만 한다.

(4) 작품의 구조, 배열, 혹은 목차에 대한 진술은 고대 서문의 전형적 형태이다. 디오도루스(Diodorus) 는 이렇게 기록했다.

1권에서 6권까지는 트로이 전쟁 이전에 있었던 사건과 전설을 적었다...연이어 나오는 11권에 서는 트로이 전쟁에서 알렉산더 죽음까지 세상에서 일어난 개략적인 사건들에 대해 기록한다; 계속되는 23권에서는 그 날부터 셀토-로마전쟁(Celto-Roman War)이 시작되기까지 있었던 사 건들을 기록한다.

필로는 모세의 생애에 대한 제2권을 시작하면서 부차적인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1권의 책 은 모세의 탄생과 양육에 대해서; 지도자로서 그의 교육과 경력에 대해서....; 그가 이룬 업적들에 대해 서....; 더 나아가서 그가 성공적으로 극복했던 고난들에 대해서....다루고 있다. 2권의 책은 이런 것들과 관련이 있거나 그 결과로 생긴 일을 취급한다." 누가복음 1:3절에서 누가는 자신의 계획을 말한다: 누가 복음은 "차례대로" 쓴 "순서적인 내용"이다. 이것은 다음에 전하는 이야기들이 연대적인 순서를 따라서 기록되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차례대로 쓴 글은 연대적인 순서를 꼭 따라야 한다는 것은 아 니라는 사실은 수에토니우스의 작품, [아우구스투스의 생애](Life of Augustus, 9)에서도 잘 나타난다: "여러 구절들의 내용을 보다 분명히 하고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나는 연대기적인 순서가 아니라 분류에 의해서 한 절씩 차례대로 적을 것이다." 더 나아가 오비드(Ovid)가 [변형] (Metamorphoses, 7: 520)에서 자기 글을 두서없이 기록하지 않고 순서대로 표현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 은 자기 작품이 체계적으로 기록되었음을 뜻한다.

(5) 저술 목적에 대한 언급은 고대 문헌의 서문에서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디오니수스(Dionysus of Halicarnassus)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내 주제는...대중의 마음속에 있는 그릇된 가정을 없애려 하 는 것이며, 로마의 설립자와 로마 초기의 여러 법령이나 사건들을 다룰 경우에 진실을 보여주려는 것이 다." 그는 계속하여 말하기를, "내 독자들이 진실을 발견하고 로마를 올바로 평가할 수 있게 되기를 바 란다"고 했다. 필로는 모세의 생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가장 위대하고 완벽한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알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모세가 남긴 율법은 문명 세계를 거쳐 지 구 끝까지 전달되었는데도, 정작 그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제 3복음서의 저자 누가는 그의 목적을 서두에서 "그 배운 바 확실함을 알게 하려 함이로라"(눅 1:4. "진리 를 알도록")라고 했다. 글쓰는 목적을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아서, 저자는 기독교에 대한 의심 혹 은 오해를 전제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만일 누가-행전(Luke-Acts)의 독자가 비기독교인이었다면, 이 이야기는 그가 신앙을 갖도록 하는 데 필요한 것을 주기 위해 기록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독자 가 기독교인이었다면, 이 이야기는 독자들이 기독교인으로 남아있도록 하기 위해 확실함을 심어주거나,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의 적합한 자세를 가르쳐 주고자 했을 것이다.

(6) 간혹 저자의 이름이 나타난다. 투기디데스(Thucydides)가 기록한 [역사](History)의 서문에는 "아덴 의 투기디데스는 아테네와 펠레포네스사이의 전쟁사를 썼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이 요소는 누가복 음의 서문에는 나오지 않는다.

(7) 간혹 작품의 공식적인 수신자들이 거명된다. 요셉푸스(Josephus)는 [아피온 반박](Against Apion) 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가장 존경하는 에파프로디투스(Epaphroditus)여, 유대인의 고사에 대한 내 책을 통해서 나는 이 책을 정독하는 독자들에게 유대 나라가 매우 장구한 역사를 지녔다는 것을 확 실하게 나타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존경하는 데오빌로"의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누가복음의 서문에서는 그가 기독교 기원에 대해 들었다는 것을 말한다. 다른 성경 구절(행18:25, 롬2:18, 고전14:19, 갈6:6)에서와 마찬가지로, 'kathch,qhj'("배운", 눅 1:4)라는 단어는 개종자에게 기독교의 가르침을 전하 는 것을 가리킬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의 공식적인 독자가 기독교인이라고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

누가복음 1:1-4절은 역사들과 전기들의 서문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6개 내지는 7개의 요소를 가지고 있 는 고대 서문의 장르와 매우 잘 맞는다. 그러므로 고대 서문의 특징들에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서문의 문체가 고도로 수사학적이기도 하였다. 누가복음 1:1-4절의 경우에는 분명히 그렇다. 서문은 한 문장인데, 이 문장은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각 부분에는 3가지 요소가 있는데, 처음 세 요소는 나중 의 세 요소와 서로 연결된다.

(a) "많은지라"와 "나도"는 대조적이다.

(b) "저술하다"와 "쓰다"는 같은 말이다.

(c) "목격자"의 전승이 4절에서는 "확실함"으로 드러난다.(참고. Friendrich Blass, Philolgy of the Gospels [Amsterdam: B. R. Gürner, 1969(1898 edition)], 2장)

(2) 서문의 문체는 문서의 나머지 부분과 대조적이다. 이 점 또한 누가에 있어서 확실히 그렇다. 눅 1:1-4절의 탁월한 그리스 문체와 눅1:5절 이하의 셈어적인 문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눅1:1-4절 의 고급 문체는 단지 수사학적인 시작을 위한 교양적인 욕구에 따른 것이다. 셈어적인 문체의 눅1:5절 이하에 대해서도 앞의 경우와 똑같은 것을 말할 수 있다. 즉 이야기는 묘사된 사람들의 문체를 반영한 교양적인 욕구에 따른 것이다.

(3) 길이에서도 서문이 작품의 본론에 비해 균형이 맞지 않기도 한다. 이 점에 대해서 루시안(Lucian) 은 그의 책 {역사를 쓰는 방법(How To Write History, 23)}에서 균형이 맞지 않는 많은 서문들에 대 해서 다음과 같이 풍자했다. "이것은 마치 난쟁이 몸에 로뎅의 거상의 머리와 같다." 그러나 이와는 달 리 누가의 서문은 짧은 모델이다.

(4) 서문에서 본 작품의 내용과는 다른 주제들을 다루기도 한다. 실로 이야기 목적이 실제로 확실성을 주기 위한 것인지, 혹은 독자들의 잘못을 교정해 진리를 알게 하는 목적을 지녔는지는 복음서와 사도행 전에 대한 주의 깊은 독서에 의해서만 결정할 수 있다.

(5) 한 작품에 한 권 이상의 책이 담겨져 있을 때, 부차적인 서문이 사용되기도 한다.(예. Philo, Life of Moses, Ⅱ; Josephus, Against Apion, 이 책들을 보면 책1권 시작에서 전 작품에 대한 서문을, 그리고 책 2권 시작에서는 간략한 요점을 되풀이한다. 참고 Ant. 13:1) 행1:1-2절은 이렇게 부차적인 서문의 역 할을 한다: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예수의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함부터 ...모든 것을 기록하였습니다."

눅1:1-4절이 고대 서문의 장르에 속한다는 것과 그리고 어느 정도 고대 서문의 장르와 다른 점이 있다 는 것을 안다면, 몇 가지 추론이 가능할 것이다.

(1) 장르에 관해서, 고대는 다른 많은 장르들 속에서도 서문들이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이 서문만으로 누가-행전(Luke-Acts)의 장르를 추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2) 역사에 관해서, 정확성에 대한 지나친 주장들 뒤에는 종종 허구적인 내용들이 나오기 때문에, 서문 에서 행해진 주장을 가지고 누가-행전(Luke-Acts)의 역사적인 정확성을 결정할 수 없다.

(3) 목적에 관해서, 서문에서 다루는 주제가 연이어 나오는 이야기에서 말하고 있는 주제들과 다르기 때문에, 목적에 대한 서문의 진술이 연이어 나오는 진술의 목적을 보증할 수는 없다. 하지만 누가-행전 (Luke-Acts)의 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이 이야기가 기독교 기원에 대한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 그렇게 쓰여졌는지 아닌지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진실은 정확한 정보의 의미로 혹은 기독교에 대한 확 실성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