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고고학의 최근 동향  


고세진 (이스라엘 예루살렘 대학 교수/근동 고고학)




 성경 고고학의 세계에는 매일 흥미진진한 발견과 연구가 진행되어 성경의 신비를 깨닫게 하거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여 준다. 얼마 전에는 텔 단에서 다윗 왕조를 언급한 비석이 발견되었고, 쿰란에서는 글이 쓰여진 토기 조각이 발견되었다. 지난 몇 주 동안에 하솔에서는 쐐기 문자가 쓰여진 토판들이 발견되었고 텔 미크네에서는 텔 미크네가 블레셋 사람들의 도시인 에크론이라는 비석(기원전 7세기)이 발견되었다.

요즈음에는 고고학 연구 결과에서 나온 자료들을 인용 또는 분석하지 아니하면 성경 또는 성경과 관련된 어떤 학문들을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향은 성경 본문의 석의나 심지어 설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므로 성경으로 사는 사람들에게 성경 고고학이 매력적인 학문인 것이 틀림이 없는데, 그 학문 자체는 위기와 진통을 겪으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 학문의 최근 동향을 주마간산(走馬看山)격으로 훑어보기로 한다. 지면이 부족하여 자세한 설명이나 각주를 달지 못하였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란다.

성경 고고학 용어 문제

서양 학자들은 성경과 관련하여 이루어지는 고고학 연구 결과를 성경 고고학(Biblical Archaeology), 성경의 땅의 고고학(Archaeology of the Land of the Bible), 또는 성지(聖地) 고고학(Archaeology of the Holy Land), 이스라엘 고고학(Archaeology of Eretz Israel), 팔레스타인 고고학(Archaeology of Palestine) 따위의 여러 가지 이름으로 일컫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팔레스타인이라는 나라가 생기면서 이런 이름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 따라서 성경과 관련한 고고학이라면, 성경 고고학과 성지의 고고학, 또는 성경의 땅의 고고학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엄연하게 두 개의 정치적인 공동체(國家)들로 갈라져 있는 지금 이스라엘 고고학이라는 말이나 팔레스타인 고고학이라는 이름은 이 두 나라들의 일반 고고학으로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1948년에 이스라엘이라는 독립 국가가 생기기 전에는 성지를 팔레스타인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곳에 사는 유대인들도 "나는 팔레스타인 사람이다"라고 하였다. 즉 팔레스타인이라는 말이 지역명이었고 인종적이며 정치적인 구획선을 긋는 말이 아니었던 때가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성지가 동의어로 사용될 수 있었으며 그럴 경우에는 같은 범위의 지역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팔레스타인은 이 지역에 사는 아랍 사람들의 땅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고 또 그들이 1993년부터 건설하고 있는 나라의 이름이 되어 있다. 그래서 이제는 성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으로 분할되어 있고 이러한 정치적이며 영토적인 분계선 때문에 결국 이 세 낱말들은 동의어가 아니라 성지=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라는 새로운 등식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성경을 고고학과 관련하여 연구한다면, 이 학문의 이름을 성경 고고학 또는 성지 고고학으로 고정(固定)하는 것이 좋겠다.

둘째로는 성지의 범위, 또는 성지라는 낱말의 정의가 문제가 된다. 일반적으로 성지(聖地)라고 하면 지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있는 범위를 가리킨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사건들이 일어났던 곳을 성지라고 한다면 그 범위는 훨씬 넓게 잡아야 한다. 즉, 이집트, 요르단, 터어키, 그리스, 그리고 심지어 이탈리아의 일부도 성지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고고학, 또는 팔레스타인 고고학이라는 이름을 성경 고고학과 같은 뜻으로 쓴다는 것은, 그렇게 써 온 것이 사실이지만, 무리(無理)한 일이며 결코 성경 전체나 성지 전체를 대변하는 학문의 대명사라고 할 수는 없겠다. 지금 요르단에서는 요르단도 성지라고 광고를 하고 있는데 이것을 장사속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말 속에는 부정할 수 없는 진리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해서 성경 고고학이라고 하는 용어가 타당하다는 것을 다시 강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성경 고고학의 범위

지금까지 성경 고고학이라고 하면 주로 구약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사건들과 관련된 지역들의 고고학 자료들을 그 사건들과 이어서 해석하는 학문적인 작업이었다. 신약성경 고고학을 학문으로 정립하여 가르치는 곳이 적으며 대개 희랍 고전학이나 서양 문화사의 일부로 섞어 놓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신약성경 고고학이 도외시된 이유 중의 하나는 처음에 성경 고고학을 시작하여 학문적인 기틀을 닦아 놓은 학자들이 구약 전문가들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성경 고고학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이스라엘 학자들이 신약 성경을 연구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이것은 무척 잘못된 일이며 성경 고고학을 반신불수로 만들어 놓을 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구약성경에 비하여 신약성경의 성경적 무게가 덜 나가는 것처럼 오해하게 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다. 최근에는 기독교인 고고학자들이 신약성경과 관련된 지역의 고고학도 성경 고고학의 일부로 확립하고 있으며 교재도 간행하고 있다. 따라서 성경 고고학을 두 학기에 걸쳐 가르치면서 첫 학기에는 구약성경 고고학으로, 두 번째 학기에는 신약성경 고고학으로 연결하여 가르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전문화된 성경 고고학

성경 고고학을 창시한 분들은 대부분 구약성경학자들이었다. 그런 전통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성격 고고학을 구약학자들이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행은 국제적으로 학문적인 신용(信用)을 얻지 못하는 일이 되고 말았다. 성경 고고학은 하나의 종합 학문으로 자리를 굳혔고 성경 고고학자가 되려면 많은 세월과 자금을 투자해야만 가능한 일이 되었다. 성경 고고학을 하려면 성경 본문을 이해할 수 있는 근동 고대어를 터득하고, 이 학문을 논의하는 데에 사용되는 현대어들도 배워야 하며, 고대 근동의 사회, 경제, 군사, 서민 문화, 국제 관계, 그리고 심지어는 동식물 따위에 대한 것도 기본적으로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성경 고고학의 기본 토대는 성경 역사 지리학(Historical Geography of the Land of the Bible)인데 이 학문은 근동에서 일어난 고대 사건들을 그 현장들에 일일이 연결하여 연구하는 작업이다. 그런 연후에 과학적인 연대 측정이나 자료 분석 정리와 현장 발굴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제 고고학에는 비전문가인 성경학자가 성경 고고학 과목을 가르치는 것은 마치 심리학자가 윤리학을 가르치는 것처럼 어딘가 관련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전혀 손댈 수 없는 영역을 침범하는 일인 것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성경 고고학 연구 동향을 보면 비전문가가 성경 고고학을 가르치는 일이 급속히 줄고 있는데, 반대로 성경 고고학자가 성경 과목들이나 성경 역사, 성경 언어들을 가르치는 일이 늘고 있다.

성경 고고학 방법론의 위기

성경 고고학이 전문화되면서 일부 학자들은 성경(신구약) 학자들이 성경 고고학을 하거나 가르칠 수 없을 정도로 고고학 방법론과 실천론이 고도로 전문화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런 반면에 근동 고고학과 성경을 연관 짓는 것 자체가 학문적인 방법론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리하여 성경 고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이미 죽었다고 사망 진단서를 발부한 학자들도 있다. 그런 학자들 중에는 성경 고고학이라는 말을 버리고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고고학(Archaeology of Syro-Palestine)이라는 이름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가 하면 성경 고고학은 성경을 연구하는 학자들과 근동 고고학을 하는 학자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라고 규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말은 성경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독립된 학문으로서 서 있을 수 없고 오직 양쪽에서 대화를 하는 동안에만 뭔가를 이룰 수 있는 통로라는 말이다. 이것은 양전기와 음전기가 전구 속에서 만나서 빛을 내는 동안만 전구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전구 자체는 별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와 통한다. 이런 말을 하는 학자들은 고고학을 지극히 고도로 발달된 기술(첨단 장비나 컴퓨터)에 의지하려는 경향에 물들고 있고 유물을 발굴하고 자료를 분석 분류하여 연대를 측정하는 일로 근동 고고학자의 일은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자료의 문화적 배경이나 역사적 가치 따위는 인류학자(anthropologist)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예전처럼 성경학자들이 성경 본문을 파악하거나 조명하기 위하여 독자적으로 고고학 자료를 해석하는 일을 아마추어의 심심풀이 정도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성경 고고학을 죽었다고는 하지 않고 가사(假死) 상태로 몰고 가는 실정이다. 필자의 분석으로는 위에 열거한 주장들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성경에 무식한 근동 고고학자들이거나 기독교와 유대교에 대하여 우호적이 아니거나, 아니면 극도의 과학주의적 고고학자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성경 고고학의 생사 문제를 놓고 설전이 치열하지만 많은 근동 고고학자들은 여전히 성경 고고학을 하고 있고 또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그들은 "도대체 성경 때문이 아니라면 우리가 무엇 때문에 그 더운 중동에 가서 발굴을 하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물론 현장에 가서 발굴은 하지 못하더라도 전통적으로 성경 고고학을 중시하는 성경학자들은 고고학 자료를 성경을 이해하는 데에 사용하는 것은 방법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생각하기를, 비록 근동 고고학 자체가 고도로 전문화된 학문으로 발전되어 있어서 성경학자가 성경 고고학자로 자처할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경 고고학 자체가 붕괴된 것은 결코 아니며, 우리는 근동 고고학이 제공하는 자료 중에서 성경의 본문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것들을 계속하여 활용하여 성경 연구에 더욱 더 깊이 들어가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스라엘인 근동 고고학들이나 많은 미국인 근동 고고학자들이 이러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학자 필립 킹(Philip King)은 근동 고고학 자료를 성경의 각권 연구에 도입하여 아모스서, 호세아서, 미가서, 예레미야를 성경 고고학적으로 주석한 책들을 근래에 출판하였다. 또한 빌 디버를 비롯한 어떤 학자들은 고고학 자료를 동원하여 이스라엘의 종교를 연구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렇게 성경 고고학을 이용한 성경 각권 연구나 주제별 연구가 앞으로 점점 성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분석으로는 이러한 논쟁이나 혼란들은 어떤 학문이 성장 발전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진통일 뿐이며 이런 과정은 성경 고고학을 새롭게 정의하고 그 역할을 가다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성경 고고학의 종합적 경향성

이렇게 성경 고고학에 대한 설전(舌戰)이 무르익어 가고 있는 중에도 성경 고고학은 종합적인 연구들을 포함하는 학문으로 성장하고 있다. 성경 고고학을 더 풍요롭게 하는 방법론으로 대두된 것들 중에서 두 가지만 설명하자면 이렇다. 첫째는 지역 연구(Regional research)이고 둘째는 종합적인 연구(Integrative research)이다.

지역 연구라는 것은 어떤 도시를 발굴하거나 고고학 적으로 조사할 때 그 도시만이 아니라 그 도시의 주변에 있던 고대 도시들이나 마을들을 고고학적으로 함께 묶어서 연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세겜을 연구한다고 하자. 그전에는 이렇게 하였다. 우선 세겜과 관련된 성경 본문들은 무엇인가를 파악한다. 그리고 세겜의 지정학적 의미를 알아본다. 세겜에 남아 있는 건축물들(성벽, 궁전, 신전 따위)의 특징, 세겜의 토기들 따위를 연구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세겜 뿐만이 아니라 세겜 주변에 존재하였던 다른 마을들, 그리고 심지어는 그리심산이나 에발산 같은 곳에도 고고학적 유적이 있는가를 조사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오는 유물들을 서로 관련시켜 연구하면서 세겜과 그 주변 지역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서 고고학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다. 이러한 지역 연구는 연구 대상이 되는 지역의 지표 조사(地表調査)를 한 후에 발굴할 곳과 지표 조사 데이터로 만족할 곳을 결정한 후에 시작하게 된다. 또는 한 도시나 마을을 발굴하면서 동시에 그 주변의 지표를 조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연구의 대표적인 예가 몇 가지 있다. 텔아비브 대학교의 이스라엘 핑클슈타인(Israel Finkelstein) 교수는 에브라임 산악 지방의 지표 조사와 발굴을 병행한 지역 연구를 하면서 이스라엘 민족의 초기 이주 상황을 고고학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루돌프 코헨(Rudolf Cohen) 교수는 네게브에서 지역 연구를 하면서 출애굽을 한 사람들의 생활이 이러 이러하였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데이터를 산출할 수 있게 되었다.

종합적인 연구라는 것은 상상이 가능한 모든 질문들을 다 망라하여 주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다. 느헤미야 시대의 성경 고고학을 연구한다고 가정하고 예를 들어보자. 느헤미야 시대의 인종 분포, 경제 상태, 국제 관계, 유다지방을 둘러싼 부족들의 관계 따위를 고고학적 자료를 동원하여 파악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어떤 음식을 먹었으며, 어떤 가축을 길렀으며, 어떤 옷을 입었으며, 어떤 노래를 불렀겠는가도 생각하여 보아야 한다. 이러한 종합적인 질문을 해결하려면 자연히 성경학과 고고학만이 아니라 자연과학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즉 식물의 찌꺼기나 짐승의 뼈, 또는 불에 타고 남은 새 따위는 적절한 연구소나 대학교의 실험실에 보내서 분석하게 된다.

이렇게 지역 연구와 종합 연구를 거칠 때에만 어떤 시대의 그 지역 상황이 객관적으로 포괄적으로 그 윤곽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성경 본문을 한정되고 극히 부분적인 고고학 자료에 연결 지을 때에 생길 수 있는 오해나 부정확성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을 추진하려면 재래식 방법보다 더 많은 인력과 장비 그리고 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외국인 성경 고고학자들의 활동 위기

19세기나 20세기 중반까지 근동의 여러 나라와 아프리카의 일부(즉 이집트)에서 고고학 활동을 한 사람들은 이 지역의 사람들이 아니라 외국인들이었는데 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사람들이었다. 원주민들은 이러한 외국인들의 고고학 발굴이나 지표 조사의 보조 역할을 하고 노임을 받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발굴된 유물들은 발굴을 주도한 나라로 쉽게 반출할 수 있었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서양 여러 나라들의 박물관들에 소장되어 있는 동양 유물들 중에서 대부분은 이렇게 하여 낯설고 물설은 서양에 주소를 정하게 된 것들이다.

이렇게 서양 학술 기관에서 파송된 서양 학자들은 일년에 2개월이나 3개월 동안 자기가 선택한 나라에 거주하면서 발굴을 하고 유물 자료들을 정리하였다. 이들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으며 싼 노임을 주면서 현지인들을 고용하여 발굴하는 데에 일꾼으로 쓰거나 다른 노동을 하게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여러 가지로 외국인 고고학자들이 근동이나 이집트에서 독자적으로 고고학 활동을 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첫째로는 현지인들이 고고학에 대거 참여하고 있으며 현지의 대학들이나 학술 기관들 그리고 정부의 고고학부들이 고고학 현장들을 장악하고 일년 내내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년에 2개월 정도 왔다 가는 외국인 고고학자들이 도저히 고고학의 선봉에 서서 자리를 지탱하기가 어려운 실정에 있다.

둘째로는 근동 각 나라의 정부가 고고학 발굴에 관한 법률을 자세하게 제정해 놓고 외국인들의 활동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고고학자들이 근동 각 나라에서 활동하기에 불편한 일이 많다. 또한 발굴된 유물들은 그 나라에 귀속되며 해외로 반출할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에 발굴에 대한 의욕이 저조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세 번째로는 위에서 설명한 대로 여러 가지 연구 방법이 동원되면서 인력, 장비, 실험 비용, 그리고 창고 관리비 등이 많이 들게 된다. 그러므로 예전보다 몇 배가 넘는 돈을 써야 하게 되었다. 또한 출판을 하지 아니하면 발굴 허가를 갱신하여 주지 않는 나라도 있으므로 계속하여 출판을 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 또한 클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외국인들이 성경 고고학 발굴 현장을 주도하는 일이 점점 위축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인 성경 고고학자 빌 디버(William Dever)는 이렇게 될 것을 이미 여러 해 전에 내다보고 있었으며, 외국인들은 현지인들이 하는 고고학 발굴에 참여하는 정도로 그치거나 동반자로 활동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이제는 현장에서 하는 전초적인 성경 고고학을 할 수 없는 학자들은 남들이 발굴하여 분석하여 놓은 보고서를 자기 나라, 자기 집에 앉아서 읽고 이용하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한 책상 머리맡에서 하는 고고학(armchair archaeology)은 최신 정보를 사용할 수 없는 약점을 안고 있다. 그 이유는 발굴에서 출판까지는 수년, 늦으면 몇십 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고고학 발굴과 출판

고고학자들은 발굴에는 열을 올리지만 출판에는 느린 경우가 많다. 발굴자는 매스컴을 타고 강의를 하면서 유명하여지지만 출판을 미루는 경우가 허다하고 발굴 유물 수백 상자를 어느 창고에 둔 채로 죽는 경우도 허다하다. 발굴은 했지만 아직까지 보고서가 출판되지 아니한 것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 도단에서 발굴된 수백 상자의 유물들이 미국 휘튼 대학 창고와 예루살렘 세인트 죠지 대학의 창고에 쌓여 있다. 발굴 후 50년이 지나도록 출판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인트 죠지 대학은 필자가 살고 있는 집에서 불과 백여 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아니하므로, 필자는 도단에서 발굴된 유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수 없이 듣고 있다.

이제 학자들은 오래 전에 발굴되어 창고에 쌓여 있는 유물들을 재 발굴하여 출판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근래에 실로, 텔 바타시(성경의 딤나), 쿰란(사해사본 발굴지) 등지의 발굴 보고서가 나왔다.

그런가 하면, 지금처럼 고고학 관계 여러 기술들이 발달되지 아니하였던 때에 발굴하면서 생긴 오류나 발굴 보고서에 실려 있는 잘못들을 컴퓨터를 비롯한 첨단 장비를 사용하여 교정하는 작업에 종사하는 고고학자들도 생기게 되었다.

이제 근동 각 나라의 고고학부에서는 출판을 하지 아니하는 학자에게는 발굴 면허를 내어주지 않거나 갱신하여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발굴 비용과 출판 비용을 미리 준비하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맺는 말

성경 고고학은 성경 본문의 문화적 배경이나 당시의 정황을 밝혀 주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학문이다. 앞에서 설명한 최근 동향은 성경 고고학을 더 과학적이고 유용한 위치로 끌어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