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레안 사중복음주의'를

기본신앙노선으로 선언하자 

이정근 목사
 

 

우리 성결교회는 아직도 교리적 자아성 위기(doctrinal identity crisis)에 처해 있다. 그것은 다른 교단과 명확하게 판별되는 성결교회의 기본신앙노선을 체계화시키지 못한 데서 온다. 특히 목회현장에서는 "성결교회가 무엇인지 한마디로 설명해 줄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장로교회, 감리교회 심지어 순복음교회나 침례교회에 대한 질문보다 성결교회에 대한 질문이 훨씬 더 많다. 성결교회의 홍보부족에서 오지만 성결교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교리적으로 대답할 준비가 없다는 것이 이런 결과를 빚어내고 있다(여기에서 교리는 '공식적으로 합의되어 체계적으로 표현된 신앙고백'이란 뜻이고 신학은 신학자 개인의 주장을 뜻한다).

성결교회는 이름 그대로 성결을 강조하는 교회라고 하면 될 것이라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세계 전체교회에서 성결교회의 특징을 말해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성결교회는 감리교회나 순복음교회와는 형제요 장로교회와 침례교회와는 사촌이라고도 해 보았다. 그것도 효과는 있었지만 그것 역시 교리적으로 정리된 대답은 아니다.

성결교회의 교리라면 헌법에 모두 있는데 또 무슨 시비를 하느냐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목회 있는 신학, 신학 있는 목회"를 해온 사람의 눈에는 헌법에 있는 교리는 보완되어야 할 점이 많고 체계가 잡히지 못했으며 특히 목회, 전도, 교회성장을 위한 좋은 도구가 되지 못하고 있음이 보인다. 그 가운데 도대체 우리 성결교회의 기본신앙노선 곧 교리의 대주제(grand theme)는 무엇이냐는 것이 가장 긴급히 합의되어야 할 부분이다. 루터교회는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의 복음주의를 기본신앙노선으로 삼고 있으며 장로교회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기초를 둔 예정교리를, 순복음교회는 오순절 성령강림주의를 교리와 신앙의 대주제로 삼고 있는 데 반하여 성결교회는 그것이 명확하지 않다는 말이다.

성결교회의 기본신앙노선에 대하여 헌법은 세 가지의 해석을 제공한다. 첫째로는 복음주의(evangelicalism)이다. "본 교회의 기초교리는 기독교 개신교가 일반으로 믿는 복음주의니..."(제6조)라고 했다. 그리고 이어서 "본 교회에서 믿는 교리와 신조는 기독교 개신교파가 공통으로 믿는 복음주의니 이는 신앙의 생명이며 골자이다"(제13조)라고 했다. 이로 보건대 복음주의는 성결교회의 기초교리요 신앙과 생명의 골자이다. 그러므로 우리 성결교회가 복음주의를 기본신앙노선으로 선언함으로써 로마가톨릭교회나 정교회와 구별되는 개신교인 점을 분명하게 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성결교회는 신학의 진보주의/자유주의가 아니며 근본주의도 아닌 복음주의라는 것도 밝히고 있다.

둘째로, 우리 헌법은 웨슬레안주의(Wesleyanism)를 기본신앙노선이라고 해석하게 만든다. 본 교회는 초대 창립자들의 정신과 전통을 계승하며"(헌법 제1장 제1조 '본 교회 목적')라고 했으며 그 초대창립자들의 정신과 전통이란 바로 이명직 목사가 대표적으로 주창했던 바 곧, 본 단체에서 주장하는 교리는.....오직 옛날 웨슬레 씨와 감리회의 초시대 성도들의 주창하던 교리 곧 하나님의 단순한 근본적 진리니라(이명직, 1925, 1f)라는 것이다.

이런 입장은 조종남 목사에 의하여 누누이 강조되어 왔다(참조: 성결교회의 신학적 배경과 사중복음의 유래, 1997). 그는 사중복음은 요한 웨슬레와 초기 감리교도들이 주창했던 순복음의 내용이므로 사중복음은 웨슬레 신학의 틀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했다(위 책, 49). 그러므로 성결교회의 기본신앙노선은 "웨슬레안 복음주의"이며 사중복음이 성결론을 중심축으로 한 웨슬레신학 안에 흡수될 때에 "실천적 과제"로서 막강한 전도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ibid., 52). 그리고 한영태 목사도 같은 선상에 서 있다(참조: 한영태, 웨슬레의 조직신학 부록 ‘성결교회의 성결론’). 여기까지라면 성결교회의 기본신앙노선은 '웨슬레안 복음주의'(Wesleyan evangelicalism)가 된다.

그러나 셋째의 기본신앙노선이 있다. 그것은 곧 사중복음(四重福音, the Four-fold Gospel)이다.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을 성경해설의 기본으로 삼는다"(제4조 교회의 지도원리 1항)고 했는 바 성경해석의 기본은 바로 기본신앙노선을 뜻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성결교회 헌법은 '사중복음주의'(four-fold evangelicalism)라는 또 하나의 기본신앙노선을 제시하여 놓은 셈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간다. 우리 성결교회의 기본교리의 대주제는 과연 무엇인가? 복음주의인가, 웨슬레안주의인가, 아니면 사중복음주의인가?

여기에서 연구자는 우리 성결교단의 기본교리를 "웨슬레안사중복음주의"(Wesleyan Four-fold Evangelicalism)으로 정리하여 선언하기를 제안한다. 우리 성결교회의 신앙고백서를 작성하거나 혹은 헌법의 교리부분을 재정비하여 체계화시킬 때에는 반드시 교단신앙고백의 대주제 혹은 기본신앙노선을 명확하게 선언해야 한다. "성결교회는 '웨슬레안 사중복음주의'를 기초교리로 한다"고 명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성결교회가 '웨슬레안 복음주의'를 기본신앙노선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였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여기에 사중복음을 결합시켜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로, 사중복음은 성결교회 특히 한국성결교회의 핵심적 유산이 되어 왔다. 사중복음이 한국교회에 전달된 과정이 무엇이건 사중복음 곧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은 내적으로는 모든 성결인들에게 그리고 외적으로는 다른 교단 지도자들에게 성결교회를 특징짓는 명확한 신앙내용이 되어온 것이다.

성결교회 안에서는 이를 '전도표제'라 하여 무슨 부흥회 표어나 되는 것처럼 경시하려는 풍조가 있는 바 이는 목회현장경험이 부족한 데서 오는 것 같다. 표제(標題, theme)는 현대말로는 주제(主題)이며 그 때에는 표제와 함께 요제(要題)라고도 했다. 사중복음이 전도표제, 전도요제, 사중복음, 사대복음, 사대교리, 강령 등으로 사용되어 온 것을 생각하면 사중복음은 성결교회의 기본신앙노선의 하나가 되기에 넉넉하다.

둘째로, 목회자와 신도들에게는 웨슬레신학보다는 사중복음이 더욱 실제적이고 의사소통력(communicability)이 강하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물론 성결론을 이해함에는 웨슬레 신학이 기초가 되지만 웨슬레신학에는 중생을 초기성화로 주장했다든가 혹은 신유론과 재림론은 웨슬레신학에서 중요한 주제가 아닌 점에서 사중복음을 웨슬레 신학으로 흡수하려는 데는 무리가 있어 보이며 사중복음의 좋은 유산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셋째로, 사중복음은 칭의(justification), 성결화(sanctification), 영화(glorification)로 대표되는 구원의 도정(ordo salutis)을 모두 포함한다. 게다가 인간변화에 초점을 둔 중생(regeneration), 신앙성장과정인 성결화, 육신의 구원과 우주의 회복을 포함하는 신유(divine-healing), 그리고 구원의 완성을 지향하는 재림(the second coming)은 "전인적 구원과 총체적 구원"으로 가는 도정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성결교회는 구원론 중심의 신앙고백을 가지고 있음을 사중복음이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수교대한성결교회의 기본신앙노선과의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예성과 기성이 협력교단이 되거나 한 교단이 되기를 지향하기 위하여서는 양 교단 사이에 기본신앙노선이 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성이 웨슬레신학의 틀 안에 사중복음을 흡수하고 있다면 예성은 사중복음의 틀 안에 웨슬레신학을 흡수하려 시도해 온 것이 그간의 노력이었다. 그러므로 이제 웨슬레신학과 사중복음을 합류(合流, conflux)시켜 '웨슬레안사중복음주의'로 "창의적 종합"(조종남 목사)을 이루는 것이 지혜로운 일 아닐까?

우리는 그와 같은 사례를 '기독교미주성결교회 교리적 선언'에서 볼 수 있다. 이 교리적 선언은 교독문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12항의 간결한 신앙고백으로 된 것인데 1999년도 미주성결교회총회에서 채택되었고 기독교대한성결교회 95년차(2001년도) 총회에서 승인받은 것이다. 이 교리적 선언문에는 복음주의, 웨슬레아니즘, 사중복음을 합류시켜 제정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그 기본적 신앙노선이 웨슬레안 사중복음주의라고는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우리 성결교회가 '웨슬레안 사중복음주의'를 기본신앙노선으로 선언하게 되면 이는 성결교회는 천주교회와 다른 개신교회요, 자유주의나 근본주의와 다른 복음주의요 칼빈주의와 다른 웨슬레안이요 감리교회와 다른 사중복음주의임이 명확해진다. 그래서 성결교회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웨슬레안 사중복음주의를 기본신앙노선으로 하고 있는 교회입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목회, 전도, 선교, 교회성장, 신학교육, 교회교육, 교재제작에 큰 축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활천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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