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이 당신의 예배를 말하도록 하라

 

수 년 전에 한 교회가 새로운 교회당을 건축할 때의 일이다. 건축위원회는 뾰족탑과 그 위에 우뚝 솟은 십자가, 그리고 직사각형의 구조를 가진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설계사에게 자연산 돌, 예기치 못한 각도, 그리고 극적인 효과를 가진 유리들로 매우 과감하고 초현대적인 예배당을 설계하라고 요구하였다. 그 결과는? 어떤 이들은 좋아하였고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부정적인 견해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왜, 교회 건물이 교회같이 보이지 않는가”였다.

교회는 무엇과 같이 보이는가? 아니 교회는 무엇과 같이 보여야 하는가? 교회 건축을 위한 일정한 형식, 구조, 또는 통일된 평가 기준이 있는가? 한편으로, 교회 건물은 반드시 교회같이 보일 필요는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교회는 건축 양식에 있어 나름대로 다양한 건축 양식의 멋을 자유롭게 풍길 수 있으며 또한 그래야 한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 교회는 교회같이 보여야 한다. 그래서 교회는 다양한 건축 양식과는 거리가 멀며 단지 기능적인 면에서 만족스러우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교회건물이 “이 건물, 나의 멋있는 모습을 보세요. 이 건물, 내가 바로 교회입니다”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교회 건물은 “교회, 즉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임이 되기 위해 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세요” 또는 “교회로 행동하기 위해 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세요”라고 말해야 한다. 이 말은 교회의 핵심이 항상 사람들이 함께 모여 예배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건물의 안쪽에 있지 바깥쪽에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 이유는 기독교인들에게 예배 공간의 외부는 그 내부와 비교될 때 거의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 건물에 관한 좋은 소식(good news)은 예배에 관한 교인들의 비전과 신념이 교회의 건물 속에 구체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말은 종종 교회 건물에 관한 나쁜 소식(bad news)이 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예배에 관한 이해가 변하고 있을 때에도 현세대가 이전 세대의 비전으로 건축된 교회당 속에서 살아야 하고 그 이전 세대의 비전에 머물러야만 하기 때문이다. 교회의 예배 공간은 어떤 형식이든지 예배 속에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만남을 그 교회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관한 침묵의 증언이다. 이 침묵의 증언은 믿을 만한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예배에 관한 우리의 태도들이 수정되고 개혁될 때에도 건물들은 따라서 그렇게 쉽게 개혁되지 않는다.

사실, 20세기 후반부터 한국교회의 예배에는 예배 공간에 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동 가능한 설교단을 교인석 바로 앞까지 옮기는 교회들, 대형 스크린을 활용함으로 예배 분위기에 변화를 주려는 교회들, 그리고 악기 연주자들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배려하는 교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와 같이 예배에 대한 태도가 변함에 따라 새 시대에 맞는 예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값비싼 비용을 들여 새롭게 건축하는 교회들은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정말 오래된 건물은 예배자들이 그 당시의 건축 양식으로 계획된 예배 형식에 사로잡히는 느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예배 개혁을 가로막는 애물단지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많은 교회들이 오래된 건물이 지니고 있는 예배 갱신의 장애물들을 제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교회들은 비싼 건축비용 때문에 현재의 구식 건물을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그러나 길은 있다.

예배당의 벽들을 허물거나 건물의 측면을 넓혀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어려울 경우에는 건물 내부의 빛과 색깔의 변화를 통하여 또는 불필요한 물건들을 치우거나 예배 비품들을 재배치함으로 예배 공간의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오랜 역사로부터 물려받아 거의 변화가 없던 건물이더라도 예배의 역동성을 주는 건물이 되도록 공간의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들을 찾을 필요가 있다. 오래된 건물이 바람직한 예배 공간을 충분히 제공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역동적이면서도 신실한 예배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들은 있을 것이다. 옛 건물을 부술 수는 없지만 구부릴 수 있는 방법들은 있을 것이다.

기독교의 예배는 변한다. 그러므로 교회 건축도 변해야 한다. 예배당의 문들을 활짝 열어 예배자들을 더욱 따뜻하게 맞이하고, 예배 공간을 깨끗하게 만들어 예배자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더욱 가깝게 느끼게 하며, 또한 예배 속에서 흥분, 색채, 예술, 그리고 움직임의 느낌을 새롭게 함으로 예배자들에게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서 만남의 가능성으로 떨림을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