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 - "천지창조의 축제"

창세기 1:29~2:3/골로새서 3:12~17/마태복음 11:25~30

[2000년 5월 경동교회 설교]

 

위르겐 몰트만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오늘 설교하러 오면서 (생각해보니) 사실은 1975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고 처음 방문한 그 때 첫 설교를 이 경동교회에서 했습니다.

   강목사님께서 기억하실 겁니다. 1975년도에 교회가 어떠했는지. 당시 제가 방문해 봤더니 군사 독재 시절이 돼서 자유가 없었습니다. 학생, 교수, 목사들이 쫓겨나서 감옥으로 갔습니다. 자유가 없는 곳,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난을 겪었습니다. 25년이 지나 지금 와 보니 건물도 너무 좋습니다. 세상이 좋아졌고 자유가 넘칩니다. 한 가지 기억하십시다.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지만 특별히 자유는 비쌉니다.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자유, 이 자유를 위해서 희생당한 모든 사람들, 고난 당한 사람들을 잊지 마시고 기도 속에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아침 제가 말씀 드릴 설교 제목은 <안식, 안식일 - 천지 창조의 축제>입니다. 이레 되던 날 천지 창조를 완성하셨는데 쉬면서 완성하셨고, 우리 기독교가 지키는 주일, 안식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함께 시작됩니다.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께서 천지 만물을 다 창조하시고 보았더니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끝이 났습니다. 끝나는 날이 안식일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끝났는데 이제 그럼 무엇을 더 만들어야 됩니까? 더 추구할 것이 있습니까? 안식일이 뭡니까? 이것이 오늘 설교 말씀의 주제입니다.

   창조주께서 창조를 다 마치셨다, 그래서 창조주께서 편히 쉬셨다. 하나님은 일한 것을 다 마치셨고, 마치셨기에 쉬셨다. 마침은 마침인데, 쉬는 게 완성이라니, 도대체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입니다. 나도 쉴 테니 내가 창조한 피조물 여러분 다 편안히 자유롭게 쉬십시오. 나도 일손 놓고 뒷짐 지고 있을 테니 숨도 크게 쉴 테니 여러분도 그렇게 하십시다. 쉬는 것이 창조의 완성이라면, 이상하지 않습니까?

   보통 이렇게 생각하시죠. 하나님은 창조적인 영, 항상 일하고 항상 뭔가를 만들고 그런 것만 창조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 말씀에 계시는 하나님은 그냥 하나님이 아닙니다. 피조물과 함께 와서 '축제를 즐기자 쉬자, 평화를 즐기자' 그리고 평화를 누리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천지 창조를 함께 찬양하자. 이것이 오늘의 말씀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우리도 쉽니다. 일하면서 쉽니다. 왜 쉽니까? 잠깐 쉬었다가 힘을 다시 축적했다가 또 일하자, 일하기 위해서 우리는 쉬는 겁니다. 쉬고 커피 마시고, 코카콜라 마시고 잠깐 쉬었다가 또 일하자. 그것이 쉬는 겁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하나님은 그것이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쉬는 것, 쉬는 날의 축복, 기쁨, 하나님이 함께 계시는 것, 이것이 안식일입니다. 그것 자체가 창조의 목적입니다. 일하기 위해 쉬는 것이 아닙니다.

   일곱째 날, 교회에서 이 날을 뭐라 하는가 하면 창조의 축제라고 합니다. 창조의 축제를 이루어 가는 것이 목적입니다. 창조의 축제날, 안식일이 창조의 왕입니다. 마지막 완성입니다. 이 축제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그 곳에 계십니다. 하나님은 하늘과 땅을 만드셨습니다. 춤추는 별들도 창조했습니다. 휘몰아치는 바다도 만들었습니다. 잔디밭도 만들었습니다, 숲도 만들었습니다, 동물도 창조했습니다, 음식도 만들었습니다, 나무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을 창조했습니다. 그래 놓고서 모든 피조물들을 이레 째 되는 날 안식 축제에 초대합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읊습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만물을 보니, 너무 좋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하늘과 함께 영원한 영광을 지금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하늘의 영광이 자랑을 합니다. 하나님의 기쁨 속에 우리가 창조를 받았으니 이제는 하나님이 사랑해주시는 기쁨을 함께 오늘 누리십시다.

   하나님께서 이레 째 되는 날 천지 창조를 완성하셨습니다: 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지 창조를 위하여 일하실 때 자기 스스로를 100% 주십니다. 쉬는 날은 100%주셨던 자기 자신을 도로 가져가십니다. 주었다가 도로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옵니다. 그리고 일하면서 하나님은 자기가 돌아올 때 피조물도 함께 끌어 왔습니다. 이렇게 해서 쉰다는 말은 다른 뜻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것을 다시 받아서 축제 속에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안식입니다. 안식일 날 하나님이 쉬신다는 말은 하나님의 여유, 진실된 여유 이것이 하나님의 안식입니다.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모든 피조물들을 초청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창조주와 피조물을 똑같이 취급하셔서 함께 축제에 초대하십니다. 마침내 이레 째 되는 날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보아라. 내가 창조한 모든 것이 너무나 좋다. 내 맘에 든다. 피조물과 함께 있으니!'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고 싶어하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천지 창조를 가능케 했고, 그 사랑이 지금 목적지에 도달해 있습니다. 사랑이 열매를 맺습니다. 양선을 이룹니다. 그것이 안식의 복입니다.

   오늘 중요한 말씀 하나 드리겠습니다. 안식일 날, 하나님이 창조한 피조물들을 보았더니 너무 좋았습니다. 이렇게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모든 피조물들을 즐겁게 했고 다 찬양을 드리게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축복 받은 것은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만이 아닙니다. 안식일 자체를 축복하셨습니다. 안식일이라는 일곱 번째 날이라는 시간을 축복하셨다는 뜻입니다. 사물만 축복 받고 사람만 축복 받은 것이 아닙니다. 시간도 축복을 받습니다. 오늘이 하나님의 시간인 것입니다. 피조물 하나 하나를 놓고 더 사랑하거나 덜 사랑 할 수 있습니다. 하나씩 꺼내서 사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안식일이라는 시간을 사랑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축복하셨습니다': 하는 것은 안식일의 초대된 모든 피조물을 사랑하셨다는 뜻입니다.

   안식일이 무슨 뜻입니까? 하나님이 시간 속에 사신다. 하나님이 사시는 시간, 그것이 안식일입니다. 일반 성전에 들어가 보면 모든 종교들이 뭐를 만난다고 그럽니다. 하늘과 땅이 성전에서 만납니다. 모든 종교의 공통입니다. 유대교 신앙에서는 그것만이 아니라 현재의 시간과 영원한 시간이 만납니다. 그것이 안식일 날 성전에게 주는 복음입니다. 하나님이 이 날 완전히 평화롭게 쉬셨으니 우리도 평안한 마음을 가지고 그 곳에서 쉽시다. 하나님과 함께! 이 날을 정말 즐겁고 힘있게 지내도록 합시다. 영원한 시간은 현재의 시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죽고 말, 없어지고 말 우리의 율법, 법은 다 폐하고 영원이라는 순간이 생명력 있게 지배하도록 합시다.

   신비주의 종교사를 보면 안식일을 무어라고 했는가 하면 우리 지구 땅에 존재하는 것이 일곱 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곱 개의 방이 있습니다. 일곱 째 방으로 들어가십시오. 아니 우리의 영원의 성이 일곱 개가 있는데 일곱 번째 성으로 들어가십시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성이냐 방이냐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곱째 그 날이 여러분의 축제의 날입니다.

   이제 실질적인 것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대교에서는 토요일에 안식일을 지키고, 우리는 주일에 안식일을 지킵니다. 두 개의 관계를 말씀드려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유대교가 지키는 토요일 안식일은 창조의 끝입니다. 우리가 지키는 주일의 안식일은 새 창조의 시작입니다. 그것은 유대교 땅에서는 당연하죠. 여섯 날 동안 일하고 이레 되는 날 쉬셨습니다. 그래서 완성입니다. 끝입니다. 그래서 하는 말이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 이것은 유대교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래서 유대교 예전에 보면 그 동안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피조물, 창조 역사에 대해 고마워합니다. 찬양을 드립니다. 이 찬양의 역사가 성전 예배에서, 생활에서 나옵니다. 과거에 대한 생각과 그것에 대한 마무리를 예배 때 함께 표현합니다. 우리 기독교의 역사를 보면, 유대교의 안식일을 치우고 나서 새롭게 도입한 것이 주일의 안식일입니다. 초대 교인들은 거의 다 유대교 출신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식일을 없애버렸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대교 전통에 따라 안식일을 행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지키는 안식일을 무어라고 그러냐 하면은 유대교 안식일을 7일째라면, 우리 안식일은 8일째 날이라 그럽니다. 기독교가 국교로 공인된 것은 서기 313년입니다. 이 때 콘스탄틴 황제가 3월 3일, 유대교식 안식일을 버리고 불법화하고 로마식 태양의 날인 지금 일요일을 안식일로 선포한 것이 시작입니다.

   뜻을 새겨보면, 주일 안식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여 생긴 날입니다. 이 날을 그래서, 주님의 날, 주일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끝이 없는 축제가 이어져 왔습니다. 이 날은 천지 창조의 날이 아니라 새 창조가 시작된 날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유한한 시간과 죽음에서 우리를 건져내신 것을 기념하는 부활의 축제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과 함께 새로운 창조가 지금 죽어가고 있는 우리의 역사 속에서 새롭게 시작합니다. 기독교는, 부활을 믿는 기독교는 월요일 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일요일에 시작합니다. 반면에 유대교식 안식일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훌륭한 피조물, 창조물을 기념하고 뒤로 돌아가면서 안식하는 날이고, 기독교의 안식일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주신 새로운 미래 역사를 여는 날, 그래서 미래를, 앞을 내다보는 날 그것이 안식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둘이 다 필요합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창조 질서에 참여하기 위해서 안식하면서 안식을 바라봅니다. 하나님의 영광된 새 생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부활의 시작인 주일의 안식일을 함께 지켜야 합니다. 토요일 안식일이 감사와 추념하는 날의 안식일이라고 한다면 주일 안식일은 새롭게 시작하는 날, 희망의 날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그리스도인은 백날 새로 시작한다, 그러니까, 영원히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유대교의 안식일에는 '끝나니까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고, 새로 시작하는 주일 안식일에는 시작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는 것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 둘을 합해 보면, 쉬기 위해서 토요일 안식일이 필요하고 새로 시작하기 위해서 주일 안식일이 필요하다: 이렇게 됩니다. 예를 들면 토요일 오후부터 주일날 오전까지 푹 쉬고, 주일날 일어나서 새로 충전 받는 겁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가 착취한 자연도 쉬게 하고 우리도 좀 쉬고 그리고 나서 주일날 새로운 힘으로 좀 일어나십시다. 그것이 되면 토요일 유대교 안식도 받고 기독교 안식일 주일도 받고, 한 번은 쉬고 끝나고, 한 번은 새로 시작하고 시작과 끝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지 않습니까? 이것이 하나님의 축복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유대교가 만든 안식일에서 지혜를 배웁시다. 기독교가 그토록 가꾼 안식일에서 새로운 힘을 받읍시다. 지혜와 힘이 합하면 그것은 안식 속에서 우리의 삶을 새롭게 끌고 갈 수 있습니다. 시작과 끝이, 끝과 시작이 만납니다. 그 속에 새로운 생명의 힘이 출발합니다. 이것이 옛 것이 끝나 가는 안식 속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새 것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 비밀을 오늘 주일에 찾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자기의 창조를 완성하시고 새로운 시작을 주신 것처럼 우리도 창조의 안식을 통한 기쁨을 주시고 부활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축복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