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칠 목사

성결신문: 우해 김용칠목사의 삶과 신앙 : 교단 큰 어른 김용칠목사 환송예배

 

4월 1일에 김용칠 목사님이 훌쩍 세상을 떠나셨다. 그분은 말보다는 삶으로 성결인의 모범을 보이신 분이라고 생각된다. 3째 성결교인인 내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교단의 어른은 교단의 초석을 놓고도 욕심을 버리신 김상준 목사님과 일신의 안일을 버리고 부흥운동을 전개하신 이성봉 목사님이다. 그런데 내가 존경하는 분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이 여간 큰 기쁨이 아니다. 사실 성결에 대해 말하자면, 백 마디 말은 한 가지 행동보다 못하다(百言不如一行)고 생각한다. 성결의 본체이신 예수님도 성결을 입으로 말씀하신 경우가 참으로 희귀하다. 오히려 그분은 그 당시 성결의 기수로 자처하던 지도자들을 가장 혹독하게 비판하셨다. 비판의 요지는 언행불일치, 위선과 교만, 배타심이다. 고로 성결교회의 신학자인 나는 그분의 눈에는 악(불결)의 축이 되기 십상이다.   

세상적으로 보면, 우해(遇海=어리석은 바다) 김용칠 목사님은 정말 모든 것을 사랑으로 품으신 어리석은 바다이셨다. 모친을 살해한 공산당원을 용서하셨으며, 가족보다 신자와 이웃을 더 사랑하셨으며, 자신의 모든 재산을 선교 사업에 내어놓았으며, 끝내는 자신의 시신까지 병원에 기증하셨다. 교단장은 물론 교회장까지 거부하시고 조촐한 가족장을 원하셨으며, 자신의 죽음을 광고하는 것을 금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추모할 기회까지 거부하셨다. 화환과 조의금을 사양하셨으며, 장례예식을 환송식이라 부르도록 명하셨다. 세상적으로 보면, 참으로 계산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양반이다!

그분이 살아 계실 때에 행하신 가장 어리석은 일은 아들에게 후임의 자리를 물려주신 일이다. 아차, 이것은 평생 욕심 없이 성결하게 사신 분이 저지른 치명적인 실수가 아닌가? 광림교회의 일명 목회자 세습 사건이 터졌을 때에 아마 그분은 가장 곤혹스러워 하셨으리라. 누가 보아도 참으로 후회할 만한 어리석은 일이다. 왜 한번의 실수로 평생의 명예를 되돌리셨을까? 자녀에 대한 애착만은 그토록 끊기 어려웠단 말인가?

하지만 사정을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모든 당회원들과 압도적으로 다수의 교인들이 일평생 한 교회를 위해 희생하신 '어버이'를 잃고 싶지 않다는 효심에서 아들을 강제로 앉힌 것이다. "우리도 효도하는데, 아들이 왜 효도하지 않느냐?"는 말에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출세(?)하기를 거부하던, 잘 나가던 아들은 차마 후임의 길을 거부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기 전부터 이미 아들은 교회에 사직서를 제출해 놓고 있었다. 이것도 결코 얕은 속셈이 아니라고 본다. 그 아들도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런 아버지의 슬하에서 자라났으니, 그런 어리석은 짓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나는 개인적으로 김용칠 목사님을 잘 모른다. 생전에 단 두 번 뵈었을 뿐이다. 한번은 아들의 소개로 태평교회의 마당에서 뵌 적이 있었는데, 내 손을 꼭 잡으시고 "얼마나 고생이 많으시냐? 용기를 가시세요!"라고 격려하신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연하다. 내 일평생, 이렇게 진심어린 큰 격려를 받아본 적이 없다. 눈에 서린 물방울이 바로 이를 말해준다. 아, 일평생 말만 떠벌리며 사는 미천한 나를 이렇게 격려하시다니! 그분의 그림자조차 밟기 어려웠다. 삶으로 실증된 성결신학이여, 이 땅에서 영원하여라!           

2002년 4월 10일 이신건 목사(사닥다리 28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