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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년 시대


내가 칠 세 때인가 보다. 나에게 동생이 하나 생겼다. 나의 어린 마음에 동생이 없을 때는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였는데 지금 동생이 생기니 모두 동생만 귀여워하지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전보다 덜 사랑한다 하여 동생을 질투하고 미워했다. 그러다 동생이 세 살 때에 병들어 죽게 되니 나는 무척 시원해 했었다. 이처럼 나는 악착스러운 마음을 가졌던 것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러나 어렸을 때 나의 성격은 매우 참을성이 많았다고 여러 어른들께 칭찬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의 어머니의 가정 교육은 매우 엄격하시어 나는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더 무서워하였다. 한번이라도 부모님의 명령을 거역하면 종아리를 맞든지 또는 쥐새끼가 우글우글하는 광속에 갇히곤 했다.

그렇게 무서워하는 어머니였기 때문에, 벌거벗고 돌아다니며 장난하던 아주 어린 시절에 한번은 배추 나물거리를 한 광주리 가지고 오셔서 나를 불러 앉히고 이것을 모두 다듬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명령하시고 나가셨는데, 나는 하는 수 없이 그 여름 무더위에도 꾹 눌러 앉아서 해질 때까지 그것을 다듬을 수밖에 없었다.

동무들은 밖에서 나와 놀자고 부른다. 냇물에 나가 목욕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그러나 어머니의 명령이라 끝까지 모두 다 다듬었던 것이다. 그때 나의 어머니께 칭찬받은 것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내가 육칠 세 때 어머니는 나를 데리고 조용히 기도하여 주시던 때가 많았다. 또한 한글을 배워 주시고 기도문을 써 주시고 밥 먹을 때, 잠잘 때 늘 기도를 시키셨다. 성경 읽기를 항상 권면하시어 육 세 때 신약 일독을 하였다. 또 예배당에서 공중 기도하는 것도 가르쳐 주시어, 일곱 살 때에는 예배당에서 "누구든지 성신이 인도하시는 대로 기도하시오" 하기에 즉시 일어나 기도를 하고 많은 칭찬을 받았다. 또한 성탄절이나 추수감사절이면 독창과 연설은 도맡아 하였다.

아홉 살이나 열 살 때인 것 같다. 중화읍에서 살고 있을 때였는데, 부모님은 주일이라 다 예배당에 가시고 나 혼자 집을 보게 되었다. "에라, 오늘 아버지 돈이나 훔치자" 하고 아버지께서 장사하시면서 모아 둔 돈을 찾았다.

드디어 동전, 백동전, 은전을 전대에 묶어서 둔 것을 찾아 풀고 있는데 뜻밖에 건넌방에 계시던 나의 외조모님이 건너오셨다. 할머니도 예배당에 가신 줄 알았는데 안 가셨던 것이다. 이것 큰일났다. 그때 번개같이 무엇이든지 기도하면 다 이루어 주신다는 성경말씀이 떠올랐다. 얼른 돈과 전대를 가슴에 부여안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기도를 시작하였다. "하나님,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도적질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간절히 빌었다. 나이 어린 것이 중얼중얼 기도를 하는지라 대단히 기특하신 모양이었다. 그래서 할머니는 내가 나 이러한 죄를 모두 하나님께 고하고 회개하였다. 그때 할머니는 문을 여시고 들여다보기도 하고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계신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할머니가 건넌방으로 가실 때까지 오래오래 기도를 하였다. 할머니는 할 수 없이 문을 쿵 닫으시면서 "아이고 내 새끼야, 저것이 저렇게 믿음이 좋으니 다음에 큰 사람 되겠어" 칭찬을 하시고 할머니 방으로 돌아 가셨다.

그때는 어떻게나 감사한지 땀이 나고 한숨이 다 나왔다. 정말 기도하면 무엇이든지 이루어 주시는구나 하고 다시 그 돈을 전대에 집어넣었으나 그래도 몇 푼을 가지고 싶어서 꺼내 가지고 대문 밖에 파묻어 두었다가 학교에 갈 때 무엇을 사먹은 것이 생각난다.

또한 목욕탕에 갔을 때 목욕통에 은전 십 전 짜리가 떨어져 있는 것을 주인을 찾아주지 않고 가지고 집에 돌아와 길에서 주웠다고 거짓말하고 쓴 일이 생각나기도 한다.

또 여덟 살 때 외사촌 형님 댁에서 계란을 훔쳐먹은 일도 생각난다. 그러나 이러한 죄를 모두 하나님께 고하고 회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