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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회 목회 시대

 

신학교를 졸업하자 경기도 수원에서 신개척하라고 파송을 받아 첫 임지로 발을 옮겼다. 신풍리에 일본 사람의 셋집을 얻어 예배를 드리면서 전도하기 시작하여 불타는 심정으로 매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개인 전도와 가정 집회, 노방 전도로 쉬지 않고 일하였다.

주님은 축복하시어 구원할 사람을 날마다 더하여 주시며 따르는 기사와 이적이 많이 일어났다. 병자가 일어나고 귀신 들린 자들이 놓임을 받는 이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주의 권능과 사랑을 찬송하며 하나님 앞으로 돌아왔다.

농촌에 나아가 코넷(나팔)을 불면 사람들이 모여들고 전도 강연을 하니 참으로 승승장구로 불일듯 교회가 일어났다. 각처에 회개의 역사가 일어나 모든 우상을 불사르고 주초와 도박 등 불의한 습관들을 끊어 버리며 과거에 지은 죄를 회개하여 열매를 맺는 일이 많이 있었다.

그 중에도 한 가지 대표할 만한 일은, 어느 날 새벽기도를 하고 집에 들어가니 군청 농회 기사로 우리 교회 출석하는 신자 김모군이 아침에 벌벌 떨면서 자기의 죄 일곱 가지를 써 가지고 들어 와서 통곡을 한 일이었다.

그 중에 제일 어려운 일은 과거에 황해도 국무농장에 사무원으로 있을 때 공문서를 위조하고 공금 벼나락 열 가마를 횡령하였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어떻게 회개하여야 되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그 농장에 편지를 보내라고 하였다. 그러나 김군은 그것만은 못하겠다고 했다. 그 돈은 자기 집을 팔아서라도 교회에 바치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교회가 도둑의 돈을 받는 곳이 아니오 물론 주인을 찾을 수 없을 경우에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그 주인에게 상환하는 것이 도리오" 하니 그는 그렇게 하기로 약속하고 돌아갔다. 돌아가서 몇 번씩이나 편지를 썼으나 차마 부치지를 못하고 고통과 번민 속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 후 나는 그를 찾아가서 붙들고 기도하여 주었다. 그는 마침내 자복서를 써서 보내고 주의 뜻을 기다렸다. 며칠 후에 그는 기쁨이 충만하여 농장 주인의 편지를 가지고 나를 찾아왔다. 그 편지 내용은 "네 편지 보고 감사하였다. 너는 어쩌면 그렇게 좋은 종교에 들어가 이러한 죄까지 다 회개를 하느냐. 네 편지를 보니 내 죄가 또 생각나서 견디기 어렵구나. 네 말을 전부 상관에게 전하였더니 너그럽게 용서하라고 하더라"였다. 대개 이런 내용의 편지이며 수양에 관한 좋은 서적까지 보내 왔더라고 했다.

그 형제는 온 교인들 앞에서 회개하기 전의 고통과 회개 후에 얻은 사죄의 기쁨을 체험한 대로 성신이 충만하여 간증하였다. 온 교회는 그로 인해서 많은 은혜를 받았다. 그는 지금 국회의원이 되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이 형제는 젊은 청년 시절부터 올바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였던 것이다.

내가 수원교회에 간 이듬해 나의 아내는 둘째 딸을 또 하나 낳았다. 그 아이 이름을 신숙이라고 지었는데, 어릴 때부터 재주가 비상하고 똑똑하였다. 신숙이도 평양 보육학교를 다니게 하였다. 그러나 해방 후 나는 월남해 오고 식구들만 평양에 있을 때 신숙은 발진 티푸스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가보지도 못하고 섭섭한 마음으로 지냈다. 나는 그래도 그 딸에게 기대가 컸었는데 죽고 나니 잠깐 섭섭했으나 주께 감사를 드렸다. 그것이 있으면 공부시킬 걱정 시집 보낼 걱정들이 있었을텐데 하나님께서 일찍이 속성과 졸업을 시켜서 하나님 곁으로 데려가니 주께 감사할 뿐이었다.

수원교회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이렇게 교회가 불일듯 일어나는데 한 가지 큰 시험이 생겼다. 매일 밤 돌아가면서 신자들 집에서 가정 집회를 열고 전도 강연을 하는데 하루는 정운학 목사의 부인이었던 강정식(결혼 후 사망)씨의 집에서 집회를 보게 되었다. 이 집에는 새로 나오는 신자 즉 강정식씨가 건넌방에 있고 안방에는 관운장 사장을 차려 놓고 점치는 무당이 살았다.

그런데 이 무당은 7개월째 전신 불수로 피골이 상접하여 안방에서 신음을 하고 있었다. 내가 마당에 신자, 미신자들을 모아 놓고 전도할 때에 그 무당은 나의 전도 강연을 듣고 그 방에서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우상 사당의 모든 물건들을 불태우자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모든 신자들이 "믿는 사람들은 군병 같으니"(389장) 찬송을 부르면서 그 모든 우상을 불사를 때 근방 동리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 구경하고 주님의 영광이 크게 나타났다. 그뿐이랴! 무당 할머니를 위하여 가슴에 손을 얹고 기도하니 그 이튿날 말끔히 나았고 주일에는 예배당까지 와서 예배를 보고 새 사람이 되었다.

한 일개월 만에 그 집에서 또 예배를 드려 달라고 하기에 다시 그 집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집에 와서 잠이 들었는데 누가 문을 두드렸다. 나가 보니 우리 교회 이모 여전도사가 피를 토하면서 운명하니 속히 오라는 것이다. 빨리 뛰어가 보니 인사불성이라, 의사를 불러대니 음독 자살이라 했다.

그 자매는 웬일인지 한 달 전부터 항상 몸이 불편하다 하고 그 마음이 늘 우울하고 평안함이 없더니 원인 모를 죽음을 한 것이었다.

그렇게 되니 불일듯 일어나던 교회는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또한 세 가지 누명을 쓰게 되었다.

첫째는 밤낮 남녀 전도사가 새벽마다 교회에 나가더니 불의한 관계를 맺어서 말 못할 사정이 생기니 그리하였다고 하고, 둘째 전도사의 부인이 여전도사를 무시해서 그렇게 되었으며 여전도사는 무식하고 사모는 온 교회에서 인기가 있으니 아마 질투심에서 그랬으리라 하고, 셋째 관운장 사장을 침범하여 신의 벌을 받아 죽었으니 예수의 신이 사신만 못한가 보다 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신문에 나고 보니 이제는 도무지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고, 어린 신자들은 교역자를 천사같이 보았는데 이 일이 생기니 교회는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

그 후에 일이 다 밝혀졌는데 잠깐 정신 착란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 했다. 그러나 모두들 나를 의심하는 것이 가셔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나는 다만 주께 맡기고 기도만 하였다.

감사하기는 일년 동안 예배당 위하여 기도하던 문제가 그 고통 중에서 해결되는 기쁜 소식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미국에 있는 어느 성도가 적지 않은 금액을 보내어 예배당을 지으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벽돌집 42평을 잘 지었다. 어려운 일 당한 대로 족한 은혜 주시는 하나님께서 아름다운 성전을 건축하게 하시니 다른 모든 문제도 다 해결되고 많은 무리들은 다시 모여들기 시작하여 장년과 유년 등 4백여 명이 모이게 되었다.

교회 개척 당시 그 교회 열매로서 같이 수고한 분들로 손양원 목사의 동생 손문준 목사가 있다. 그의 동생 의원은 그때에 담배를 끊지 못해 애를 쓰던 사람인데 그도 지금은 훌륭한 목사가 되어 있고, 오명환씨는 장로로 젊어서부터 지금 늙기까지 교회에 봉사하고, 이종문씨도 인천교회에서 장로로 봉사하고 있다.

나는 수원교회에서 큰 일 당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 중에도 내가 29살 때 8월 12일부터인가, 교회를 개척하고 불철주야로 첫불에 타서 지나친 열심을 부려 과로한 때문인지 혹은 악마의 시험인지 늘 몸이 쇠약하고 오후마다 열이 올랐다가 내리곤 했다.

그래도 나는 절대로 신유를 믿고 의약을 쓰지 않고 견디었다. 8월 22일 주일인데 예배를 마치고 또 앓기 시작했다. 너무 열이 올라서 혼몽 상태에 빠졌다. 뜻밖에 공중에서 소리가 나는데 "이성봉 전도사는 이제 살기 어렵다. 아마 세상을 떠날 것이다"라고 했다.

그때 나는 "내가 죽어? 내가 죽으면 어디로 가지? 천국이냐? 지옥이냐? 천국갈 준비 다 되었느냐?" 하고 생각했다. 신학교를 마치고 주를 위해 일한다 하면서도 아직 철저한 회개를 하지 못한 것이 몇 가지 생각났다. 그래서 속히 회개해야 되겠다고 나의 아내를 불러 증인으로 세우고 숨은 부끄러움을 종이에 적어가면서 자복하였다. 그 전 총각 시절에 어떤 처녀를 사모하여 혼자 연애하던 사실을 아내에게 고백할 때에 갑자기 어디서 "저 자식이 회개하려면 저나 회개하지 남은 왜 끌고 들어가는 거냐?" 하고 큰소리로 그 여자가 외쳤다.

나는 아내에게 "저 소리, 저 큰소리 들리지 않소?" 아내는 "안 들리는데요" 했다. 나는 사탄의 방해인 것을 깨닫고 열심히 회개하였다. 그런데 또 "흥, 네가 아무리 회개한들 될 줄 아느냐? 너는 주께 버림받은 자야!" 했다. 내가 그때 큰소리로 "사탄아, 물러가라. 믿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외치니 "흥,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란다" 했다. 나는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하지 않았느냐?" 하고 외쳤다. 그랬더니 "흥,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구원 얻는 줄 아니?"라고 대꾸했다. 나는 "회개하고 믿으면 용서를 받는다"고 하니 사탄은 또 계속 말했다.

"흥, 알고 짓는 죄는 사함받지 못한다." 이렇게 사탄은 모두 내 말을 공박하며 사함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아마 사람들이 그런 때에 정신 이상이 되는 모양이다. 꼭 미친 것만 같았다. 모든 아귀들은 여러 모양으로 달려들고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고 또 나타나고 하면서 시험했다.

그때 나는 "주여 ! 주여 ! 나를 버리지 마옵소서. 믿나이다. 나를 위하여 죽으신 그 십자가를 저에게 보여주소서" 하며 기도했다. 자꾸 기도할 때에 십자가가 나타나는데 예수 없는 빈 십자가, 검정 십자가가 나타나서 나를 속였다. 나는 "사탄아, 물러가라! 예수님이 나 위하여 달리신 그 십자가가 아니다. 주여, 저에게 당신이 달리신 참 십자가를 보여 주소서. 당신의 형상을 보게 하여 주소서"라고 결사적으로 기도하였다.

그때 하늘로부터 참 십자가가 나타났다. 나는 분명히 주님이 달리신 그 십자가를 보았다. 감격하여 붙들고 애통하며 나의 모든 죄를 자복하였다. 나 위하여 피 흘리신 십자가 밖에는 붙들 것이 없었던 것이었다. "나를 위하여 부활하신 예수여, 살아 계신 주님이 위로를 주시옵소서" 하며 애쓸 때 그는 나를 어루만져 주시며 천국으로 가자고 올라가시는 것이었다. 어디로 한없이 한없이 갔다. 한참 가다 보니 수정같이 맑은 요단강물이 흐르고 저편에서 화려하고 찬란한 천성이 보였다. 그런데 어디서 찬송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정신이 회복되며 온 몸에서 식은 땀이 쭉 쏟아졌다. 옆에서 식구들과 신도들이 찬송을 부르고 기도하며 설레였다. 내 몸에서 쏟아진 땀으로 목욕한 것과 함께 내 정신과 육체도 깨끗이 나았다. 아프던 내 몸이 거짓말같이 완전히 나았다. 그날 나는 아마 한 네 시간 동안 고통을 당한 것 같다. 그 고통이 지나니 영육이 새로워져서 여전히 주일 저녁예배에서 간증 설교를 했다.

바을 사도가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나는 모르나 3층천에 가보았다"고 한 것과 같이 그 후로 항상 그 환상이 나의 신앙생활을 격려하여 주고, 소망 중에서 살게 하고, 현실보다 영원한 내세를 더욱 그리워하게 했다.

이렇게 교회의 처음 역사에 승리하니 오는 총회에서는 으레 목사 안수를 받을 줄 알았다. 그러나 당시는 감독정치 때인지라 별로 아첨하지 못한 나는 미움을 산 모양이다. 목사 안수는 예견한 대로 받지 못했으나 거기에도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제 수원교회는 목사를 모실 자격이 있는 교회이니 목사를 파송하도록 하고 나는 아직도 전도사의 몸이니 평양이나 진남포 근방의 고향 가까운 곳에 개척교회를 하나 더해 보자는 결심이 생겼다. 그러나 뜻밖에도 고향과는 전혀 반대쪽인 멀리 전라도 목포로 파송을 받았을 때 나는 정신이 아뜩함을 어찌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막상 수원교회를 떠나자니 수년간 갖은 어려움을 다 겪어가면서 세워 놓은 아름다운 성전을 남에게 맡기고, 약하고 어려운 셋방살이 교회로 가야 하니 육정으로 생각할 때 기가 막혀 안 가려고 많이 발버둥도 쳤다. 그렇지만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옵소서" 하고 곧 순종하는 마음으로 정든 교회를 떠났다. 후임은 이준수 목사이었다.

내가 수원교회에 있을 때에 전도받아 학습 세례를 받고 지성으로 교회에 봉사하던 중국인 진수의(陣秀義)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 동안 목포에 있다가 수원에 부흥회를 인도하러 갔을 때(한보순 목사가 시무할 때)에 진서방이 많은 은혜를 받고 회개하는데 심지어 어려서 남의 밭에서 고구마를 캐먹은 죄까지 회개하였다.

그리고 나를 초대하여 좋은 음식으로 대접도 하였다. 그 이튿날 나는 오금리 교회로 집회를 갔는데 한 목사가 와서 하는 말이 "목사님, 진서방이 죽었습니다. " "아니, 그게 무슨 말이오? 어제 나하고 작별하면서 새로운 믿음 얻어 여한이 없다고 하더니 그게 참말이오? 농담이겠지" 하니 "목사님두 참, 농담도 분수가 있지, 왜 그런 농담을 하겠소? 그거 참 세상 만사 헛되다고 하더니, 정말 헛되더군요 이번에 그렇게 은혜받고 기쁨으로 가정에서 성경 보고 찬송하고 감사하더니 어제 해가 중천에 올라와도 일어나지 않아 방문을 열어 보니 그냥 누워 자더랍니다. '진장궤, 진 장궤' 하고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어 들어가 흔들어 보니 벌써 돌덩이처럼 온 몸이 굳어 운명하였더랍니다"라고 말했다. 성경 찬송책을 좌우 옆에 놓고 자다가 뇌출혈로 죽었다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은 사경 부흥회 후에 죽으면 좋겠다더니 진서방은 참말 부흥회 때에 그렇게 회개하고 깨끗한 몸으로 천국간 것이다. 택한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이모저모로 구원하시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