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The Death of Christian Britain
Understanding secularisation 1800-2000

 

전성용 교수(서울신대 교수)

 

 

<영국 기독교의 죽음>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암울한 느낌을 준다(이 책의 제목은 엄밀하게 번역하면 “기독교적인 영국의 죽음”이다. 영국 사회를 구성하는 일부로서의 기독교가 아니라 영국의 정체성을 형성해 왔던 기독교 문화의 죽음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문득 필자가 영국에서 보았던 수많은 'For Sale' 간판이 걸려있었던 영국의 교회당의 모습들이 떠오른다. 아직도 교회의 종탑이 높이 서 있는 교회당 건물들이 호텔이 되고 댄스홀이 되고 하숙집이 되고 심지어 마호메트교의 교회당으로 바뀌고 있는 영국교회의 현실을 이렇게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는 이 책의 제목은 잔인하게 느껴지기조차 한다.

그러나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교인의 감소와 함께 유지가 불가능한 교회를 통합하고 나머지 교회당은 매각하여 교단의 재정을 유지하고 있는 현실을 필자는 직접 목격하고 이 현상의 끝에 대하여 이미 희미하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종교 사회학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분석하였다. 그리고 이 현실의 원인을 “세속화”라고 하는 하나의 단어 안에 압축하였다.

먼저 이 책에서는 통계를 이용하여 지난 40년간의 영국 기독교의 변화된 현실을 적시하고 있다. 1995년 현재 65%의 영국인이 기독교인이라고 답하고 있으나 전국민의 8%미만이 주일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잉글랜드의 어떤 지방은 3%의 주민만이 정기적으로 예배에 출석한다. 25% 미만이 교회에 등록하며 10% 미만의 어린이들이 교회학교에 출석한다. 50%미만이 교회에서 결혼식을 행하며 1/3이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고 있다. 20%만이 유아세례를 받고 있으며 90%이상이 교회에 가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가리켜서 영국 기독교의 죽음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영국에 있을 때 들은 바에 의하면 2차 세계대전 기간에 독일의 비행기가 영국을 폭격하였을 때는 전 국민의 60%가 예배에 출석하였다고 하는데 그것과 비교하면 50년이 지난 후 영국교회가 어떻게 쇠퇴하였는가 하는 것은 너무나도 드라마틱하다.

저자는 계속해서 1900년도에 85%의 잉글랜드와 웨일즈 주민 및 94%의 스코틀랜드 주민들이 교회당에서 결혼식을 하였으며 1957년에는 72%의 잉글랜드인과 웨일즈인 및 83%의 스코틀랜드인이 교회당에서 결혼식을 하였는데 1997년에는 39%의 잉글랜드와 웨일즈인 및 55%의 스코틀랜드인만이 교회당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기독교의 쇠퇴의 원인은 무엇인가? 저자는 한마디로 세속화(secularization)라고 규정한다. 세속화는 왜 생겼는가?

전통적인 사회학자들의 이론에 의하면 그것은 18세기에 일어난 산업화 즉 산업혁명의 산물이다. 산업화로 말미암아 도시화가 일어났으며 동시에 농경사회의 전원적인 시골(suburb)이 사라지게 되었다. 이것이 종교성의 쇠퇴의 원인이라고 하는 것이 전통적인 이해였다. 도시에서는 노동자계급이 조직화된 종교로부터 소외되었으며 이것이 세속화의 주도적인 측면이라고 주장되었다. 즉 지금까지의 학설에 의하면 1800년 이래 산업화가 세속화의 원인이며 그리고 이 세속화가 기독교의 쇠퇴의 원인이라고 주장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이해에 대해 반기를 든다. 그는 기독교의 쇠퇴의 원인으로서의 세속화는 1800년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1960년대에 시작된다고 하는 새로운 학설을 제기하였다. 그리고 그가 제시한 여러 가지 통계들을 나타내는 그림들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 같다. 여러 가지 기독교관련 통계들이 1960년대 이후의 급격한 쇠퇴를 증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1800년부터 1960년대까지의 영국의 기독교는 건강한 기독교, 즉 개인적이고(personal) 복음적인 기독교였다고 논증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러한 건강성의 이유를 영국기독교의 여성성(femininity)으로 설명하였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기까지 영국의 기독교의 경건은 남성적이었다. 제도화되고 공식적이고 법적인 기독교 즉 국가교회(state church)였다. 그러나 산업혁명이후 남성들은 생산 현장으로, 도시로, 가정 밖으로 나갔으며 이 시기에 여성들이 교회와 가정의 주체가 되어 자녀들을 신앙으로 양육하고 가정의 순결성과 경건성을 유지하여 왔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기독교의 여성성은 급속하게 무너졌으며 기독교의 경건과 여성들의 관계는 파괴되었다. 100년 이상 서서히 진행되었던 변화가 갑자기 돌입하였던 것이다. 1967년 동성연애가 합법화되었으며 그 이후 결혼하지 않거나 자녀를 갖지 않거나 만혼하는 경향 등이 증가하였으며 성적인 개방이 현실화되었다.

그러므로 저자에 의하면 1960년대 이후에 불어닥친 도덕적인 해이 즉 성적인 개방이 여성들로 하여금 교회를 떠나게 하였고 결국 영국 기독교의 쇠퇴를 가져왔다고 하는 주장이다. 그리고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세속화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저자의 주장은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로, 지금까지 주장된 바와 같이 1800년부터 시작된 산업화와 더불어 시작된 고전적인 세속화가 영국 기독교의 쇠퇴의 원인이 아니라 1960년대부터 시작된 새로운 세속화가 영국 기독교의 쇠퇴의 원인이다. 즉 영국 기독교의 쇠퇴의 원인인 세속화는 산업화가 아니라 도덕적인 해이, 그 중에서도 성적인 개방이다.

둘째로, 1800년부터 1960년대까지 영국의 기독교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여성들이 도덕적으로 흔들리는 남성들을 통치하며 순결과 덕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여성들이 도덕적으로 무너지고 교회를 떠남으로써 드디어 영국의 기독교는 무너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영국 기독교의 몰락의 원인은 여성에게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여성들은 영국기독교의 쇠퇴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려는 저자에게 반론을 제기할는지 모른다. 왜 여성들만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항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 남성과 여성이 대결해야 할 처지에 있지 않다. 오히려 공동의 적에 대해서 남성과 여성 더 구체적으로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연대해야 한다.

아버지는 더욱더 가정으로 돌아가야 하고 어머니는 더욱더 가정을 수호해야 한다. 가정이 무너지면 교회도 무너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정의 재건이야말로 교회의 재건의 관건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무너지더라도 가정은 무너지지 않지만 어머니가 무너지면 가정이 무너진다고 하는 역사적인 진리에 근거하여 가정에서의 어머니의 역할의 절대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교육하는 “어머니를 지키는 운동”을 일으켜야 하리라고 본다. 이것은 가장 위대한 숙명적인 진리이다.

저자는 도덕적인 해이가 세속화의 내용이라고 밝혔으나 도덕적인 해이의 원인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프로이드와 볼세비키혁명으로 시작된 20세기의 성혁명(sex revolution)에 대해서는 보다 전문적이고 광범위하게 다루어야 할 주제인 것 같다. 성개방(free sex)으로 시작된 성혁명은 동성연애, 시험관 아기, 단성생식, 복제인간 등 끝없는 실험과 금지된 장난을 계속하고 있다.

20세기의 영국의 도덕적인 해이의 한 가운데 성적인 개방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것은 오늘 한국 사회와 교회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한국교회도 영국교회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영국교회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건강한 가정과 도덕성의 회복에 전교회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영국의 기독교의 죽음은 그러나 영국교회의 죽음은 아니라고 말하였다. 극적인 쇠퇴에도 불구하고 교회들은 해골과 같은 모습을 유지할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 신앙의 죽음이 아니며 교회는 사람들의 신념의 뿌리로 남을 수 있다. 사라진 것은 기독교문화이다. 저자는 영국이 우리가 알고 있던 종교가 어떻게 죽을 수 있는가를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선언하였다.

필자는 저자의 사회학적이고 역사적인 영국 기독교의 쇠퇴의 원인에 대한 분석에 공감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기독교가 죽었다고 선언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교회는 사회학적인 연구의 대상만이 아니며 교회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에 대한 믿음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나왔던 통계에 의하면 영국의 교인통계는 지난 10년간 22%가 감소하였다. 그러나 침례교회는 오히려 2%가 증가하였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것은 교회 안에 복음의 생명력(vitality)이 살아 있으면 교회는 다시 소생할 수 있다고 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하비 콕스(Cox)교수는 1965년에 <세속도시>(The Secular City)라는 책을 썼다. 그는 이 책에서 세속사회에서 사람들은 종교가 없이도 살 수 있으며 앞으로 종교는 사라질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그러나 그는 30년이 지난 후 1995년에 <영성 음악 여성>(Fire from Heaven)이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은 1907년 미국 L.A. 아주사 스트리트(Azusa Street)에서 시작된 현대 오순절 운동의 발전과정을 사회학적으로 조사 연구한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오순절 운동은 100년이 지나기 전에 전 세계에서 4억 2천만 내지 5억의 오순절 교인을 얻었다고 진술하였으며 이 운동은 2000년 기독교 역사상 가장 거대한 교회운동이요 사실상 최초의 전 지구적인 교회운동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 책은 결국 30년 전의 자신의 예언이 잘못되었음을 시인하는 것이 되었다.

18세기에 영국에서 일어났던 존 웨슬리의 부흥운동이 영국의 감리교회를 탄생시키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19세기 미국의 대 부흥운동을 일으켰으며 20세기 오순절 운동을 일으킨 영적 뿌리가 되었던 것을 생각할 때 우리가 영국의 기독교의 쇠퇴에 대해서 안타까워하면서도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것은 교회의 부흥은 하나님의 성령의 역사(work)의 산물이라고 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학과 역사학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work)안으로 사로잡힌다면 영국교회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