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11)

한국인의 원형!
  (2016년 2월 12일)

 

공병호가 쓴 "한국은 없다"라는 책을 아내가 읽고 자주 내게 말을 걸어온다. 우리 민족은 철저히 이기적이고 과거회귀적(원형)이지만, 만약 앞으로도 계속 이런 사고방식으로 살아간다면, 3년 후에는 한국이 완전히 망한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다. 나는 공병호를 기업과 자본주의 옹호자로서 그동안 탐탁히 여기지 않았지만, 그가 기독교인이 되고난 후부터 조금씩 올바른 소리를 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거의 모든 기독교인들이 고인이 "돌아가셨다"고 하고, "천국환송"이니, 더 나은 본향으로 가셨다"는 말을 할 때마다, 예수의 선포(복음)와는 전혀 상반된 이런 말을 매우 의아하게 생각해 왔는데, 이제야 서서히 고질적인 뿌리를 발견한다. 우리민족의 가장 오래된 (그래서 불변하는) 원형은 사마니즘이며, 이로부터 결코 헤어나오지 못한다. 한국인은 어떤 종교(불교, 유교, 기독교 등)의 옷을 걸치든, 속마음은 사마니즘적이고 과거회귀적임을 다시 알게 된다. 부처를 믿든, 공자를 믿든, 예수를 믿든, 내용은 한결같다.

그리고 사마니즘이 철저히 이기적인 종교라는 것도 우리 민족의 특성과 일맥상통한다. 북한이나 남한이나, 모든 정권은 결국 자신의 안정과 연장에만 몰두할 뿐, 백성이 죽든 말든 전혀 개의치 않는다. 백성도 정권이 어떠하든, 오직 제 살길만을 찾는다.

북한의 무모한 모험과 남한의 독기서린 보복도 이런 차원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한국인의 체념과 무저항도 마찬가지다. 결국 각자가 제 살 길만을 찾을 뿐이지, 다른 사람의 처지에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구조적 혁신은 늘 뒷전이다. 이게 우리민족의 뿌리 깊은 원형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거의 복음화되지 않았다고 보여진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교회 갱신이나 종교 개혁이 아니라 복음 혁명이다. 그런데 우리는 국지적인 반란이나 역성 혁명(정권 교체)은 종종 경험해 보았지만, 총체적인 정신 혁명은 제대로 경험해 본 적이 없으니 어쩌면 좋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