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15)

 

국가조찬기도회 유감
 (2016년 3월 9일)

 

소강석 목사가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한 발언을 두고 그와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거세게 쏟아지고 있다. 그가 설교 중에 하나님의 말씀만을 순수하게 선포하지 않고, 인간에게 칭송과 아부 발언을 한 것이 매우 민망하게 들린다. 엄숙한 자리에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고 대통령의 시선을 끌어보려고 칭찬할 수 있다고 치자. 그래도 설교 중에 박 대통령의 몸매와 미소를 칭찬한 것은 설교와 예배의 근본 자세에서 매우 이탈한 것이고, 권력자에 대한 지나친 아부적 자세와 결혼 여성에 대한 지나친 비하 태도를 드러낸 것이다.

“세계의 몇몇 유명 여성 정치인들 있잖아요. (박근혜 대통령은) 완전 차별화가 되셨어요. 그들도 다 나름대로 성공한 정치인이지만, 그러나 대부분은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고 튼튼한 거구를 자랑하는 분들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우리 대통령님께서는 여성으로서의 미와 그리고 모성애적인 따뜻한 미소까지 갖고 계십니다.”

박 대통령이 평소에 몸매 관리를 잘 해서 그런지 몰라도, 대개 결혼한 여성들은 몸매가 불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박 대통령이 여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그의 체질과 노력 때문만이 아니라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 결혼과 출산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마당에 미혼을 미화하자는 뜻인가? 결혼하고 출산한 여인의 몸매를 비하하자는 뜻인가?

잘 알다시피 국가조찬기도회를 기독교 측에서 입안하고 주도한 자는 김준곤 목사다. 그는 대학생의 저항 의지를 꺾기 위해 고심하던 박정희 대통령에게 큰 기여를 했다. 비록 김준곤 목사는 CCC(대학생선교회)를 통해 순수하게 복음을 전도하고 성시화 운동을 주도했지만, 그 결과로 수많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암울한 현실에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그의 공로를 인정한 박정희 대통령은 그에게 옛 러시아 대사관 자리를 특혜로 주어 거대한 건물을 짓게 해 주었다. 박 대통령의 은혜를 감사히 여긴 김준곤 목사는 유신체제의 적극적인 대변자가 되었다. 그는 1973년에 다음과 같이 설교했다.

“민족의 운명을 걸고 세계의 주시 속에 벌어지고 있는 10월 유신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기어이 성공시켜야 하겠다. … 당초 정신혁명의 성격도 포함하고 있는 이 운동은 … 맑스주의와 허무주의를 초극하는 새로운 정신적 차원으로까지 승화시켜야 될 줄 안다. 외람되지만 각하의 치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군신자화운동이 종교계에서는 이미 세계적 자랑이 되고 있는데, 그것이 만일 전민족신자화운동으로까지 확대될 수만 있다면, 10월 유신은 실로 세계 정신사적 새 물결을 만들고 신명기 28장에 약속된 성서적 축복을 받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김재규의 총에 살해되고 유신체제가 종말을 고했지만, 김준곤 목사가 자신의 설교가 거짓 예언이었고 빗나간 욕망의 결과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뉘우쳤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박 대통령의 암살 후에 전두환 장군이 정권을 찬탈했을 때, 불행하게도 우리 교단의 몇 목사님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전두환을 지지하고 축복하는 발언을 한 것은 참으로 애석하고 비통한 일이다. 비록 몇몇 목사님들은 대통령을 향해 비판적이거나 대안적인 발언을 했지만, 대부분의 목사들은 오직 아부와 칭찬 일색이었다.

설교 내용이 어떠하든, 국가와 종교의 이런 부적절한 결합을 속히 끊어야 한다. 만약 불교가 이런 행사를 한다면, 아마도 교회는 종교 편향, 정교 유착이라고 비난하며 난리법석을 피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