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론과 종교, 그리고 신앙

INSIDE R, May 2016,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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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세사상과 종말론은 종교의 근원에 맞닿아 있지만, 오늘날 교회는 이를 터부시하는 가운데 물질적 번영에 치중한 설교들만 난립한 모습이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기독교가 돌아봐야 할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종말론의 역사와 주제>의 저자인 이신건 교수를 통해 들어보았다.

대부분의 종교에 종말론적인 교리가 있는 것을 보면, '종말론'에 대한 관심은 인간의 본성인 것 같다. 인가나이 종말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들이 종말론에 특히 관심을 가지는 때는 사회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고통스러울 때이다. '세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이 괴로움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세상을 기다리거나, 내세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싶어 할 때, 종말론이 많이 일어나고 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다. 절망적인 상황이 극심할수록 종말이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건강한 신앙을 갖는데 종말론이 가진 긍정적인 기능을 무엇인가.

기독교의 경우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이 세계에 최종적인 '심판'과 '완성'이 있고 궁극적으로 이 세상이 하나님이 완전히 통치하시는 종은 세상이 된다고 믿는다. 즉 유토파이가 온다는 것이다.
  이같은 신앙은 어떤 상황에서도 낙심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준다. ㄸ호한 '하나님의 심판'이 있기 때문에 방탕하게 살지 않고 진정한 기차, 영원한 가치의 표준을 생각하며 올바른 삶을 살려는 마음을 갖게 한다.
  종말리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지나치게 비관하지 않고 항상 긴장하면서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종말론의 폐해가 생겨나는 원인은 무엇인가.

잘못된 종말론이 횡행하는 이유는 '나에게 와라. 나에게 오면, 구원을 얻고 심판을 피할 수 있다'라며 사람을 겁박하는 종교 장사꾼들이 종말론을 장사하기 위한 기회로 악용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포를 느끼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사람들을 혼란시키고 이득을 취하는 종교 사기꾼들이다.
  귀한 것은 가짜가 많다. 종교도 인간을 가장 아름답게 해주고 완성시켜주는 가르침인데, 그 안에 가짜 예언자, 사기꾼이 많이 섞여 있다. 가짜가 오히려 더 진짜처럼 보이게 완벽한 위장을 하고 있다.

교회에서 종말론을 멀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새로운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민중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종말론이 희망의 메시지이다. 그러나 힘 있는 사람들, 배부른 사람들은 종말론에 거부감을 일으킨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산이나 영화가 계속 되기를 바라는데, 하나님의 나라가 오면 잘못한 것을 비판받고 평등한 세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가 점점 부자가 될수록 종말론을 이야기하기 싫어한다.
  또 죽음을 멀리하는 한국 사람들의 특성도 하나의 원인이다. 외국의 경우 무덤이 교회 안에 있고 죽음과 삶이 가까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도덕적 가치관 때문인지 죽은 사람은 장례식장에서 장례하고 멀리 묻는다. 삶과 죽음이 항상 같이 있지만, 죽음에 대한 생각은 꺼림칙해 한다. 사랑하는 부모라 할지라도, 시체를 보면 무서워한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면, 기분 나빠하는 군중심리에 목사가 영합해 "오래 사십시오. 돈 많이 버십시오. 헌금 많이 하십시오" 하면서 이 땅의 영광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래서 한국 교회가 종말론과 자꾸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교회가 종말론과 멀어지는 세태를 어떻게 보는가.

현세에서 복을 받기를 바라는 기복신앙이 내세에 대해 등한시하게 만든다. 살아가는 것에만 관심이 있지, 죽음에 대해 관심이 없다.
  사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교회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이라는 생각을 지워버리고 '살아 있을 때 잘 먹고 잘 살자'라는 쪽으로 기독교가 방향을 잘못 틀어서 현실과 타협하거나 영합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이상한 종말론이 일어날 때는 종말론을 가르치다가, 사이비 종말론이 사라지면 종말론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리는 잘못된 관행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함으로써 종말론적인 복음을 전파했다. 그러므로 기독교가 기독교다우려면 종말론적이어야 한다. 바르트(스위스 개혁교회 목사, 신학자)는 "전적으로, 참으로 그리고 철저히 종말론이 아닌 그리스도교는 전적으로, 참으로 그리고 철저히 그리스도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다. 신학대학에서도 종말론을 가르쳐야 되고, 살면서 늘 종말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