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더 나은 의

마5:19-20

2003년 10월 22일, 현풍제일교회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에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예수는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단호히 말한다. 서기관은 성경을 쓰는 자로서 율법에 능통한 학자였다. 서기관이 되려면, 5살부터 13살까지 율법 교육을 받아야 했다. 서기관은 30세가 되면서 가르치기를 시작했다. 서기관의 주요 임무는 율법을 해석하고 가르치고 송사를 해결하고 재판하는 일이었다. 서기관은 랍비(선생) 혹은 율법사라고도 불리었고, 공의회의 의원도 될 수 있었다. 바리새인은 "분리하다"는 말에서 유래한 말로서 세상 사람과는 구별되어 남달리 율법을 철저히 지키려고 애쓰던 일종의 경건주의자였다. 바리새인은 금식과 기도, 구제를 많이 하였다. 서기관과 바리새인은 그 당시 종교의 최고 지도자로서 대중의 존경을 많이 받았다. 예수도 서기관과 바리새인을 의로운 사람으로 인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는 예수의 말은 그들의 의가 상당한 수준에 있음을 전제한다. 하지만 예수는 제자들의 의가 그들보다 훨씬 더 나아야 한다는 사실은 강조한다. 어떤 의미에서 그러한가?

먼저 예수는 제자에게 하나님의 계명을 온전히 지킬 것을 가르친다. "누구든지 이 계명 중에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다." 이 말은 서기관과 바리새인이 계명을 선별적으로 지켰음을 암시한다. 예를 들면, 그들은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라"는 제4계명은 엄격하게 지켰다. 안식일에 그들은 밀 이삭을 비벼 먹은 일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제3계명은 엄수하지 않았다. 그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끌어다가 가벼운 맹세나 거짓 맹세를 일삼았다. 그들은 율법을 온전히 실천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수는 율법의 온전한 실천을 주장한다. 단 하나의 율법이라도 어기는 것은 모든 율법을 어긴 행위와 다름이 없다. 예수는 온전한 순종, 온전한 헌신을 원한다.

둘째로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나은 의"란 하나님의 계명을 가르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실천하는 의를 말한다.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는 말은 서기관과 바리새인이 하나님의 계명을 행하지도 않으면서 가르치기만 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마태복음 23장 3절에서도 예수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을 겨냥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저희의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저희의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 저희는 말만 하고 행치 아니한다." 예수의 제자는 언행일치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입술로만 믿는 자를 싫어하신다. 하나님은 전심으로 하나님을 찾고 순종하는 자를 기뻐하신다. 하나님은 행위의 열매를 기쁘게 받으시고, 이를 통해 믿음을 판단하신다. 예수의 제자들은 모름지기 율법에 대한 지식으로써만이 아니라 율법의 실천에서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나은 의를 실증해 보여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열심히 실천하던 금식과 기도, 구제를 폐지하였다고 볼 수 없다. 예수의 제자는 그들보다 더 열심히 금식하고 기도하고 구제하여야 한다. 그래서 요한 웨슬리는 다음과 같이 권면한다. 금식에 관하여서 여러분이 체력이나 형편이 매주 2회를 실행할 수 없거든, 힘이 미치는 대로 금식하십시오. 공적인 기도와 사적인 기도로써 여러분의 심혼을 하나님에게 기울이는 기회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그리스도의 몸과 피와의 사귐을 가지는 성만찬을 중히 여겨 경건히 받으십시오. 성경을 부지런히 읽고 연구하고 주야로 명상하십시오. 당신의 재물로 남을 구제하십시오. 여러분이 세상 재물이 있다면, 가난한 자를 힘껏 도우십시오. 그리스도인이 바리새인보다 뒤질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모든 율법을 다 지키고 다만 한 가지만이라도 어기면, 그것은 안 될 것입니다. 모든 계명을 엄수함과 동시에 불법을 철저히 배격하십시오. 하나님의 모든 명령을 전심전력으로 순행하십시오.

셋째로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나은 의"는 단순히 양적인 의만을 의미하지 않고 근본적으로는 질적인 의, 새로운 의를 말한다. 서기관과 바리새인의 의는 다만 외면적, 형식적인 의에 불과했지만, 예수의 제자의 의는 내면적인 의가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의는 단순히 외형적인 실천보다 더 깊은 내적인 의, 마음의 의에 속한다. 서기관과 바리새인은 외적이고 형식적인 복종, 즉 율법은 문자 그대로 엄밀하게 따르는 것으로 만족했다. 하지만 예수는 하나님의 요구가 이보다 더 근본적이라는 사실을 가르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기 때문이다(삼상 16:7, 눅16:15). 하나님은 율법을 마음에 기록해 주셨다(렘 31:33). 하나님은 당신의 신, 즉 성령을 마음 속에 부어 주셔서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게 하신다(겔 36:27). 하나님의 명령은 마음과 양심의 가장 깊은 곳까지 파고든다. 그것은 모든 교만과 자기의(自己義)를 몰아낸다. 이런 점에서 예수의 말씀은 대담성과 영향력을 무한히 넓힌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라가츠). 앞으로 우리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나은 그리스도인의 의에 관해 상세하게 배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