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시험을 이기게 하소서

 마 6:13

2004년 4월 28일, 현풍제일교회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1) 인생은 시련과 유혹으로 가득하다. 비록 모든 사람들이 평안한 삶을 열렬히 갈망하지만, 인생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인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온갖 고통에 시달리며, 무수한 시련을 통과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석가는 인생을 고해(苦海)라고 불렀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 하지만 이 세계는 곧바로 고통으로 얼룩지게 되었다. 만약 고통이 없었더라면, 온갖 종교들이 세상에 출현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종교마다 고통의 원인과 본질을 제 나름대로 설명하고 그 해결책을 약속한다. 만약 고통을 모른다면, 어떻게 구원을 약속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구원을 약속하는 기독교는 고통을 회피하거나 적당히 무마하지 않고, 고통과 정면으로 대결하고 이를 극복하는 길로 인도한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라는 기도는 바로 그런 길로 안내하는 기도라고 할 수 있다.

 (2)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여기서 예수는 우리가 모든 종류의 시험으로부터 안전하기를 기도하는가? 다시 말해서, 예수는 우리가 어떤 시험도 당하지 않기를 기도하는가? 만약 우리의 인생이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모든 학생들이 아무런 시험도 보지 않고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만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아무런 시험도 보지 않고 승진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아무런 시험도 없이 인생을 순항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소원이 있을까? 예수가 약속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분명히 그런 나라일 것이다. 하지만 이 세계는 아직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세상에서 모든 시험으로부터 면제된 평안한 삶을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비록 예수는 제자들에게 세상 사람들이 누릴 수 없는 진정한 평안을 약속하였지만, 제자들이 예수를 따라 좁은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보다 더 험한 길을 가야 함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예수는 시험에 들지 않기를 위해 기도하는가? 이 기도는 우리가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험을 이길 수 있도록 기도한다. 그러므로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라는 이 기도는 "시험에 빠지게 하지 마옵소서", 다시 말해서, "시험에 지지 말고 이기게 해 주옵소서"라는 기도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기도는 '시험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드리는 기도가 아니라, '시험 가운데서 보호받기' 위해 드리는 기도이다.     

 (3)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시험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성경에서는 시험이 두 가지 의미로 쓰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시련'을 의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유혹'을 의미한다. 먼저 '시련'이라는 뜻을 갖는 시험에 관해 알아보자. 시험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먼저 시험은 하나님으로부터 온다. 하나님은 인간을 시험하시는가? 야고보는 "하나님이 인간을 시험하실 수 없거니와 시험하시지도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람이 시험을 받을 때에 내가 하나님께 시험을 받는다 하지 말찌니, 하나님은 악에게 시험을 받지도 아니하시고 친히 아무도 시험하지 아니하시느니라"(약 1:13). 하지만 특히 구약성경은 하나님이 시험하시는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그의 아들을 희생 제물을 드리도록 명령하심으로써, 그의 믿음과 순종을 시험하셨다(창 22:1-19).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율법을 준행하는지를 시험하셨으며(출 16:4), 가나안 땅을 차지한 이스라엘 백성의 신실성을 시험하셨다(삿 3:1-4). 그리고 하나님은 욥의 믿음을 시험하셨다

 물론 모든 시험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은 아니다. 세상으로부터 오는 시험도 있다. 하지만 시험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시험은 교훈과 단련을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 시험은 인간을 강하게 만들고, 더 큰 소망으로 인도한다. 그래서 욥은 이렇게 말하였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욥 23:10). 그러므로 좋은 의미에서 시험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뿐만 아니라, 때로는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기뻐하기도 해야 한다. 그래서 야고보도 이렇게 말한다.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만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약 1:2-4) "시험을 참는 자는 복이 있도다. 이것에 옳다 인정하심을 받은 후에 주께서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것임이니라"(약 1:12). 바울도 말한다.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 5:3-4).   

다음으로 '유혹'이라는 뜻을 갖는 시험에 관해 알아보자. 여기서 시험이란 인간을 어려움이나 함정에 빠지도록 하거나 죄에 빠지도록 하는 나쁜 힘을 의미한다. 첫 아담은 뱀의 유혹을 받아 죄를 범하였다. 여기서 유혹한 자는 뱀이지만,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 유혹의 통로가 되었다.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한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 지라"(창 3:6). 그래서 야고보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약 1:14). 그래서 야보고는 "욕심이 죄를 낳고 죄가 사망을 낳는다"(약 1:15)고 경고한다. 바울도 말한다.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정욕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침륜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딤전 6:9-10).

영국의 유명한 부흥 전도자 로랜드 힐 목사가 어느 날 거리를 지나가는데, 여러 마리의 돼지들이 마치 양이 목자를 따라가듯 어떤 사람을 따라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힐 목사는 호기심이 생겨 돼지들의 뒤를 따라가 보았다. 그런데 앞에서 돼지를 몰고 가는 사람이 도살장 안으로 들어가는데도, 돼지들은 반항 없이 따라 들어가는 것이었다. 힐 목사는 그 사람에게 "어떻게 해서 돼지들을 이 곳으로 인도해 오셨소?"하고 물었더니, 그 사람은 "한 가지 비결이 있지요. 나는 완두콩 바구니를 들고 오면서, 계속 흘려주었지요”라고 대답을 하였다. 힐 목사는 그 사람에게 "바로 그거요. 사탄이 우리를 유혹하는 방법입니다. 사탄은 쾌락의 콩, 정욕의 콩, 욕망의 콩, 우매의 콩, 죄의 콩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콩알을 계속 우리 앞에 뿌리고 갑니다. 우리가 그 콩을 주워 먹으며 따라가다 보면, 우리 영혼의 도살장인 지옥으로 가게 되지요. 그 유혹의 콩으로 인해 많은 무리들이 계속 따라가는 것이지요"라고 말하였고 한다.

 (4) 시험을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이길 수 있다. 예수는 말씀으로 사탄의 유혹을 물리쳤다. 예수는 사탄의 유혹을 받을 때마다 "기록하였으되"라고 말하면서, 사탄의 유혹을 단호히 물리쳤고,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마 4:4)고 단호히 말하였다. 바울은 "하나님이 시험을 허락하실 뿐만 아니라 시험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신다"고 말한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 10:13). 그러므로 우리는 시험을 기쁘게 받을 뿐만 아니라, 시험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하나님에게 기도해야 한다. 우리 힘만으로는 유혹을 모두 뿌리칠 수가 없다. 하지만 하나님이 보호해 주신다면, 우리는 능히 유혹을 물리칠 수 있다.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도 "내가 비옵는 것은 저희로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오직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원함이니이다"(요 17:15)라고 기도하였고,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막 14:38)고 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