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어린이의 힘

 - 어린이 주일 -

 마 18:1-10

 2004년 5월 2일, 현풍제일교회

 

 

오늘 우리는 교회력에 따라 어린이 주일로 지킵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만은 어린이처럼 예배를 드릴까 합니다. 어린이처럼 찬송을 부르고, 어린이처럼 기도할까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처럼, 그리고 어린이에 관해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어린이를 어른과 비교하여 모자란 존재로 봅니다. 어린이를 작고, 여리고,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라는 우리말도 '어리석다'는 말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이런 태도는 어른의 입장에서 어린이를 본 것입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볼 때, 어린이는 분명히 작고, 여리고, 어리석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를 크게 키워야 하고, 강하게 길러야 하고, 지혜롭게 가르쳐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세상 사람의 논리입니다. 세상 사람은 항상 높은 곳, 큰 것, 힘센 것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천국의 시민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기준보다는 천국의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바로 천국의 기준에 따라 모든 것을 판단하고 행동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기준과 완전히 다른 기준을 제시하셨습니다. 아니 예수님은 세상의 기준을 완전히 뒤엎으셨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 어렵고, 가난한 자라야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 높아지려는 자는 낮아질 것이고, 낮아지려는 자는 높아질 것이다. 원수를 미워하지 말고, 원수를 사랑하라. 살려고 하는 자는 죽을 것이고, 죽으려고 하는 자는 살 것이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도 이와 같은 말씀입니다. 어른이 되어야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와 같이 되어야 천국에 들어간다. 이렇게 파격적이고 혁명적인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예수님을 죽음에서 일으키심으로써 예수님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기준에서 볼 때에는 어른보다 작고 여리고 어리석은 어린이가, 천국의 기준에서 볼 때에는 어른보다 크고 강하고 지혜롭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어린이와 같이 되어야 합니다. 어린이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어른인 우리가 어린이를 가르쳤지만, 오늘만은, 아니 오늘부터 항상 어린이로부터 배우기를 힘쓰도록 합시다. 왜 어린이가 크고 강하고 지혜롭습니까?  

첫째, 어른은 높아지려고 애쓰고, 높은 자를 높입니다. 하지만 어린이는 스스로 낮출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낮습니다. 바로 그래서 하나님은 천국에서 어른보다 어린이를 큰 자로 인정하십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자가 천국에서 큰 자가 될 수 있습니다(18:4).

둘째, 어른은 속이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는 아무도 속이지 못할 정도로 순수합니다. 18장 10절에서 예수님은 어린이를 업신여기지 말라고 말씀하신 후에 천국에 어린이의 수호 천사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천국에서 어린이는 천사와 나란히 앉을 수 정도로 사랑을 받습니다. 오직 마음이 깨끗한 자만이 하나님을 볼 수 있습니다(마 5:8). 그러므로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진실한 자가 천국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셋째, 어른은 자신을 자랑하고 의지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는 스스로 자랑할 것이 없을 정도로 가난합니다. 그러므로 어린이는 어른과 하나님을 진심으로 의지합니다. 바로 그래서 하나님은 어린이에게 구원을 베푸십니다. 구원은 사람의 업적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자가 천국의 백성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 어른은 남을 호령하고 지배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는 자신을 지배할 힘조차 없을 정도로 온유합니다. 천국은 오직 하나님만이 지배하시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오직 하나님의 지배를 받는 자만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온유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다섯째, 어른은 몸과 마음이 굳어 있어서 다른 것을 잘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는 무한히 열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린이는 새로운 것, 놀라운 것, 손님과 지식을 쉽게 받아들입니다. 천국은 모든 종류의 구별과 인습이 무너진 곳이요, 만물이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고 사랑하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마음을 여는 자가 천국의 문도 열 수 있습니다.

여섯째, 어른은 남에게 아픔을 줄지언정 남의 아픔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는 자기가 해치지 않은 작은 벌레의 상처도 아파할 줄 알며, 친구의 상처에 "호호"하며 치료를 해 줍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남을 불쌍히 여기는 자가 하나님의 불쌍함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섯째, 어른은 남을 잘 용서하지 않고, 늘 싸우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는 친구와 싸우다가도 금방 사이 좋게 지냅니다. 그래서 전쟁터에서 피투성이 나게 싸우던 어른도 어린이를 보면 금방 마음이 부드러워집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어린이처럼 화평케 하는 자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곱째, 어른은 오직 일하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처럼 일에만 열중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는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믿음 가운데서 일보다 놀이에 더 열중하며, 힘든 일도 놀이처럼 즐겁게 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젖먹는 아이와 같이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뗀 어린아이와 같이 독사의 굴에서 장난하는 자가 낙원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사 11:8).

이처럼 위대한 어린이를 영접하는 자는 곧 예수님을 영접하는 자요(18:5), 예수님을 영접하는 자는 곧 하나님을 영접하는 자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어른은 어린이를 너무 깔보았습니다. 너무 짓밟았습니다. 너무 때렸습니다. 너무 버렸습니다. 너무 죽였습니다. 매년 5만 여명의 어린이가 낙태로 죽임을 당한다고 합니다. 매년 20만 여명의 어린이가 자신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는다고 합니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어린이를 폭행하고 유괴하고 살인하는 사례가 해마다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 어쩌면 좋습니까? 예수님은 "누구든지 어린이 하나를 실족케 하면, 차라리 맷돌을 그 목에 달고 깊은 바다에 빠지는 것이 낫다"(마 18:6)"고 말씀하셨건만, 어른은 오늘도 수많은 어린이를 실족케 합니다. 예수님은 "어린이를 실족케 하는 세상은 화를 받을 것이다."(마 18:7)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재앙들이 혹시 어린이를 실족케 한 일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가 아닐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더욱이 예수님은 "우리가 어린이에게 범죄하여 심판을 자초하느니 차라리 지옥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마 18:9)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어린이를 학대하다가 나중에 우리가 지옥 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세상을 지옥의 불로 불사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교만과 거짓과 불신과 억압과 차별과 냉대와 전쟁으로 이 세상을 온통 지옥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므로 어린이 주일을 맞이하여 우리 어른은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고 안아주기보다는 먼저 하나님과 어린이에게 진심으로 회개해야 합니다. 어린이로부터 겸손히 배워야 합니다. 천국은 오직 하나님이 준비하신 곳이지만, 만약 천국으로 인도하는 자가 없다면, 우리는 방황하다 길을 잃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천국으로 인도할 수 있을까요? 어른인 우리가 아니라 어린이가 천국으로 인도합니다. 고사리와 같은 어린이의 손을 잡을 때에만 비로소 우리는 천국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어린이의 심정을 가질 때에만 비로소 우리는 천국의 문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천국은 오직 어린이를 위해서만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회개합시다. 그리고 작은 어린이가 됩시다. 이것이 오늘 어린이 주일을 맞이하여, 어린이를 품에 안으시고 축복하신 우리 주님이 우리에게 주시길 원하시는 말씀입니다. 아멘!